[성명] 전주시청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당한 차벽 설치를 중단하라!
- 집회와 농성을 막겠다며 한 달 동안 시청 앞 차벽 설치, 명백한 기본권 침해.
- 인권행정 의무가 있는 지자체로서 차벽 재설치한다면 ‘우범기 성문’이라는 비난 직면.
전주시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던 시청 앞의 차벽을 오늘(1.31)에서야 철수한다. 전주시는 그동안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의 농성 및 집회가 시청 주변에서 열리자 청사방호를 명목으로 정문 앞에 차벽을 약 한 달간 설치했다. 결국 어제(1.30)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의 항의에 오늘 개최되는 오후 집회시간에만 차벽을 일시적으로 철수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가 지난 한 달 동안 차벽을 설치하여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일시적으로 철수시키고 또 다시 차벽을 설치한다면 ‘우범기 성문’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전주시는 인권행정 의무가 있는 지자체로서 헌법 상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라!
지난해 전주시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전주리싸이클링타운의 주관운영사가 성우건설로 변경되었다. 그동안 리싸이클링타운 운영사의 문제가 계속되던 와중에 음식물폐기물 처리 시설에 대한 운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는 업체로 운영사 변경이 되며 우려와 비판이 있었다. 여기에 더해 성우건설은 그동안 폐기물 처리업무를 맡아오던 공공운수노조에 소속된 11명의 노동자들에 대해 경기도와 강원도로 부당발령을 했다. 사실상 집단해고에 내몰린 노동자들은 1월 3일부터 시설의 위탁주체인 전주시에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농성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노동자들의 농성과 집회가 시작되자 1월 4일부터 대형버스 두 대를 비롯한 차량들을 청사 정문에 배치하고 정문과 민원실 출입구를 폐쇄했다.
전주시의 이 같은 행위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 행위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 금지하는 집회방해 행위라는 위법한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민간위탁한 시설의 노동자들이 문제해결의 책임을 촉구하며 집회를 한다면 지자체는 이를 충분히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럼에도 전주시가 청사방호를 목적으로 차벽을 설치한 것은 헌밥 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다. 또한 집시법 제3조는 폭행, 협박, 그 밖의 방법으로 집회·시위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노조의 집회신고가 된 상황에서 시청과 직원, 시민을 위협하는 행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차벽을 신고 장소에 설치한 것은 명백한 집회방해 행위다.
전주시의 부당한 행정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노동조합의 농성과 집회를 이유로 시청사 내의 책기둥도서관을 운영을 중단시켰다. 청사 부지에서 시정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수 시민들의 청사 이용과 접근을 통제하는 것 역시 과잉대응이며 인권침해적 행정이다. 나아가 시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해결할 책임이 있는 지자체로서 리싸이클링타운 노동자들과 시설운영 문제해결을 위해 관리감독과 개선 지시 등의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책임을 방기한 것이다. 전주시는 더 이상 리싸이클링타운 문제를 회피하지 않아야 하며 파생되는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성안에 군림하는 봉건시대의 영주가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들의 기본권을 존중하고 보장할 책임이 있는 일꾼이다. 또 다시 전주시가 집회와 농성을 막겠다며 차벽을 설치한다면 시민들에게 ‘우범기 성문’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만약 전주시가 또 다시 차벽을 설치한다면 시민사회와 연대해 집시법 위반으로 우범기 시장에 대한 고발에 나설 것이다. 시의회와 시인권위원회 역시 시의 부당한 기본권 침해에 대해 지적하고 전주시의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 다시 한 번 전주시가 집회·시위의 자유 침해하는 차벽설치를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24. 1. 31.
전북평화와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