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하이솔루스는 불법적 직장폐쇄·노조파괴 행위를 중단하라!

고용노동부는 회사의 노동3권 파괴 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하라!


제133주년 세계노동절(5.1) 밤, 전북 완주군 산압단지에 위치한 수소자동차 부품 기업 일진하이솔루스의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느닷없는 직장폐쇄 공고를 마주했다. 회사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5월 2일 0시부터 금속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무기한 직장폐쇄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같은 직장폐쇄가 20일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의 탄압과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와 경찰의 비호까지 있었다. 우리는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을 파괴하는 일진하이솔루스의 불법적·반헌법적 직장폐쇄 등 노조파괴 행위의 즉각 중단과 고용노동부의 엄정 대처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연료탱크 등을 제조·생산하여 현대자동차, BMW 등에 납품하는 기업이다. 회사는 전라북도 선도기업, 클린사업장 등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실상 노동권의 사각지대였다. 노동자들은 주·야간 2조 2교대에 주말 특근까지 해야 하는 과중한 노동강도와 사측의 산재은폐를 견뎌야 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2022년 11월에 금속노조로 가입한 뒤,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20여 차례의 노사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회사의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교섭은 지연되었고, 4월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결론이 나오며 노동조합은 쟁의절차를 들어가게 되었다. 노조 간부파업을 비롯해 잔업 거부 등의 투쟁이 진행되던 와중에 회사는 공격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한 것이다.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노동자의 생존권을 가로막는 위협적인 행위다. 따라서 노동조합 관련 법령에서도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소극적 방어수단으로만 제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기간 한국사회에서 직장폐쇄는 사용자들이 노조파괴의 수단으로 휘두른 칼이었고, 숱한 노동자들을 고통과 죽음으로 내몰았던 폭력이었다. 일진하이솔루스의 경우도 똑같다. 회사는 노조의 일상적인 활동조차 허가를 받으라고 했으며, 조합원들의 정시퇴근과 연차사용에 대해 경고하는 등 일상적인 탄압으로 일관해왔다. 게다가 회사는 직장폐쇄 이후 지속적으로 불법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노조파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일진하이솔루스의 조치는 사실상 노동3권을 무력화하는 불법적인 직장폐쇄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오히려 회사를 비호하며 갈등과 문제를 더욱 키우고 있다. 노동부 근로감독관은 5월 3일에 불법 대체인력을 직접 인솔하여 회사로 들어가더니 본인만 현장에서 나왔으며, 8일에도 불법 대체인력을 인솔해 현장에 진입하려고 했다. 불법 여부를 함께 확인하자는 노조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 역시 다르지 않다. 5월 4일 불법 대체인력을 감시하던 노조 간부 3명을 회사관리자가 자동차로 들이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충격적인 상황에 조합원들이 항의했지만 경찰은 이를 묵살하며 오히려 해산을 종용했다. 게다가 8일 근로감독관의 대체인력 인솔에 항의하며 연좌농성을 했던 민주노총 간부 등 11명에 대해 경찰이 수갑을 사용해 연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회사와 노동부, 경찰이 기획한 듯 상호 협조하는 모습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가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이와 같은 노조파괴는 한 사업장,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헌법상의 기본권인 노동3권 보장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정부의 공격대상이 되고, 이를 등에 업은 회사들의 탄압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구의 조양·한울에서도 노조의 쟁의행위를 핑계로 기획적인 직장폐쇄가 이뤄졌고, 최근 한국와이퍼 노동조합과 현대제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투쟁에 경찰이 폭력적인 개입을 하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낙인찍고 압수수색, 소환조사, 구속 등의 전방위적인 탄압을 가했고 이에 항의하며 양회동 열사가 분신하는 참담한 상황까지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18기념식에서 또 다시 언급했던 그 ‘자유’에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는 없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반헌법적 노동3권 탄압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문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국제노총(ITUC)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노동조합 자문위원회(TUAC) 등으로 구성된 노동조합 국제조직 협의회에서는 윤석열 정부 1년을 맞이해 국제노동기구 협약 비준국인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음을 우려하는 성명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그 사례 중 하나로 일진하이솔루스의 관리자에 의한 노조원 부상도 언급되었다. 윤석열 정부는 소위 가치동맹, 국제리더쉽 등을 운운하기 전에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노동3권부터 온전히 보장하는 데 나서야 한다.

우리는 노동3권을 파괴하는 일진하이솔루스가 불법적·반헌법적인 직장폐쇄를 즉각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경찰 역시 사측의 노조파괴 행위에 대한 비호를 중단하고 회사의 불법에 대한 엄정 대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전북지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관련 지방자치단체 역시 수수방관하지 말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라! 우리는 일진하이솔루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헌법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할 것이다.


2023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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