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3년 동안 노동자 40명을 죽음으로 내몬 KT가 노동존중경영분야상 수상?
KT의 UN글로벌콤팩트어워즈 수상을 반대한다!!


11월 22일(화)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1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어워드 시상식에서 KT가 노동존중경영분야상을 수상했다. KT는 노사문화 혁신과 노사 공동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온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런데 같은 시각 KT 서초올레캠퍼스 앞에서는 집요한 퇴직 강요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은 KT의 계열사 ktcs 故 전해남 지부장의 유가족들이 눈물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기자회견 후 회사측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유족들에 대해 KT는 건물 출입구를 봉쇄하고 폭력을 가했다.

故 전해남 지부장이 사망한 지 51일째였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제발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만 하라”며 피어린 절규를 하고 있던 유족들에게, KT의 노동존중경영분야상 수상은 가슴을 찢는 소식이었다.

UN 글로벌콤팩트는 2000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조하면서 만들어진 유엔 산하 국제협약으로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중점 아젠다이기도 하다. 전 세계 100여국에서 수천 개 기업 및 기관들이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의 4개 분야에 걸쳐 10대 실천 과제에 합의하고 가입해 있으며, KT도 2008년 가입했다.

UN글로벌콤팩트의 노동 분야 실천 과제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의 실질적 인정, △모든 형태의 강제노동 배제, △고용 및 업무에서 차별 철폐 등을 담고 있다. 그런데 KT는 이런 실천 과제들을 이행하기는 커녕,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역행하고 있다.

KT 및 계열사 노동조합 선거 때마다 회사가 개입해 노골적이고 조직적인 부정선거를 사주해 왔고,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KT노동조합 선거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계열사인 ktis, ktcs 의 경우 실체도 없는 유령노조를 앞세워 희망연대노조 케이티스/케이티씨에스지부의 교섭 요청을 4개월이 넘도록 무시하고 있다. ktis와 ktcs 콜센터 상담원들은 몸이 아파도 강제로 출근해 일해야 하고, 강제적인 연장근로/주말근로를 항상적으로 강요당하고 있다.

특히 KT의 악명높은 인력 퇴출프로그램은 차별과 인권 침해의 백화점이다. 노동자를 내쫓기 위해 고소공포증이 있는 여성 노동자에게 전봇대에 오르는 일을 시키고, 거주지와 상관없이 전국의 외딴 지역으로 계속해서 전직 발령을 내는가 하면, 조직적인 왕따로 수치심을 유발하는 등 노동자를 집요하게 괴롭히기도 했다.

무리한 구조조정과 퇴직 강요 과정에서 남아 있는 노동자들은 과로로 쓰러지고, 퇴직을 강요당하는 노동자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목숨을 끊는 것이 KT의 현실이다. 3년 동안 40명의 노동자가 돌연사, 과로사, 자살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2011년 한 해 동안에만 15명이 사망했고, 사망 소식이 들려오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어 우려를 넘어 공포를 낳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T에게 노동존중경영을 치하하는 상을 줬다는 것은, 기업체들이 가입해 있는 UN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일 뿐이다. KT가 1조원이 넘는 순이익 중 50%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면서 1% 부자들에게 기여하는 동안 KT와 계열사 노동자들은 거리로, 죽음으로 내몰려 왔음을 애써 외면한 결과일 뿐이다. 노동조합을 어용화 하고 회사 경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짓밟음으로써 얻은 KT의 글로벌콤팩트어워즈 수상은 비웃음의 대상일 뿐이다.

이에 우리는 UN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와 UN에 항의서한 발송,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참석할 예정인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장소 앞 1인시위 등 KT의 실체를 알리고 UN글로벌콤팩트어워즈 수상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임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순이익의 50%가 넘는 고배당으로 1% 부자들의 배를 불리면서 노동자들을 짓밟는 KT의 반사회적 기업 경영을 규탄한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이석채 회장은 즉각 물러나라!

하나, KT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인력 퇴출프로그램을 중단하고 ktis와 ktcs 노동자들에 대한 사직 강요를 중단하라.  故 전해남 지부장의 죽음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죄하라!

하나, KT와 계열사들은 노동조합 선거에 대한 부당 개입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단체교섭권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라!

하나,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는 기업의 이윤 논리로 인권과 노동의 문제를 재단하지 말고 진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노력하라!


2011년 11월 24일

죽음의 기업 KT와 계열사 책임촉구 및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경계를넘어, 인권운동사랑방, 전북평화와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