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경찰의 날에 물대포로 국민 협박하는 경찰을 규탄한다!!

  

경찰은 오늘 ‘국민과 경찰이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이라는 66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었다. 하지만 기념식이 열리는 그 시각 즈음에 언론을 통해서 ‘시위 진압에 물대포 적극 사용’이라는 경찰 지침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경찰청이 전국지방경찰청에 보낸 ‘도로점거 등 불법 행위 법 대응력 집행력 강화 방안’이라는 지침을 내려 보낸 것이다. 이 지침에서 경찰은 ‘도로점거 등 불법행위를 계속하면서 폴리스라인을 침범하면 별도의 해산절차 없이 물포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경찰이 기존에 취하고 있던 물포운용지침에서는 물대포의 일반적 사용요건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 타인 또는 경찰관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 억제 2) 재산 공공시설의 위험 억제 3) 범인의 체포, 도주 방지, 공무집행방해 억제 4) 화재 진압 또는 분신 방지가 그것이다. 경찰의 기존 운용지침에서는 물대포를 사용하지 않을 시에 발생이 우려되는 구체적이고 심각한 위험이 있을 시에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경찰의 운용지침에서도 드러나듯이 물대포는 쉽게 사용해서는 안 되는 장비다. 고압의 물대포가 집회 참가자에게 직사되거나 최루액을 혼합해 살수될 때에는 심각한 상해 위험이 있는 것이다. 지난여름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쏟아진 물대포에서 그 위험성을 충분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렇듯 위험한 물대포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

  

수많은 인권단체와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지적해왔듯이 경찰은 현행 집시법을 사실상의 허가제로 운용해오고 있다. 공중의 협조와 집회 참가자 보호를 위한 정보공유차원에서 운용되어야 할 집회 신고제가 경찰이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는 허가제로 변질된 것이다. 경찰이 집회 장소, 행진 거리, 차선 개수까지 모든 것을 마음대로 결정하고 이를 어기는 것을 불법집회로 규정하기 때문에 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경찰에 의해 자의적으로 범법자가 되며, 물대포 사용과 같은 폭력적인 진압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 경찰이 하나 되자면서 경찰의 날에 국민들에게 물대포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결국 국민들에게 경찰이 시키는 대로 집회와 시위를 하라고,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 지를 경찰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소리일 뿐이다. 만약 표현의 자유를 추구한다면, 집회와 시위를 자유롭게 한다면, 이제는 물대포를 비롯한 각종 폭력적 해산을 받아들일 각오를 하라는 협박으로 들릴 뿐이다. 경찰은 경찰의 날을 맞아 국민을 협박하기보다는 경찰이 국민들에게 비판받아왔던 점들을 겸허히 되돌아보고 경찰의 모든 직무집행에 우선해야할 국민의 인권보호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2011년 10월 21일

  

인권단체연석회의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구속노동자후원회,광주인권운동센터,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다산인권센터,대항지구화행동,동성애자인권연대,문화연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노동자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HIV/AIDS인권연대나누리+,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인권연대,인권교육센터‘들’,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쟁없는세상,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청주노동인권센터,한국교회인권센터,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친구사이,한국비정규노동센터,한국DPI,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한국HIV/AIDS감염인연대KANOS(전국 44개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