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전북학생인권조례제정은 학생인권의 종착역이 아니라 출발역입니다.

◯ 16일, 전북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이하 전북운동본부) 출범선언 기자회견 보도와 김규령의원 이 제기한 학생인권침해 사례 신고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인권조례제정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한 전북운동본부의 입장을 밝힙니다.

◯ 지난달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에서 조사한 전북학생인권실태조사 분석보고(도내 인문계고 687명 대상)에 따르면 인권교육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75%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인권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인권을 침해당하는 경우가 있어서(40%), 인권의 중요성을 알려 줄수 있어서(27%), 인권에 관한 기본소양을 기를 수 있어서(1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위 조사에서 보듯 교육청에 신고 되는 학생인권침해사례만을 학교에서 학생인권이 보장 여부의 지표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80%의 학생들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습니다.

◯ 헌법에서 모든 국민에게 보장되는 권리들이 학교에서 ‘학생의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는 말처럼 유독 아동, 청소년들에게만은 예외가 되어 왔습니다. 사실 기성세대들은 교문지도와 두발․복장규제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문화에서 자라왔고, 학교규칙에 맞게 용모를 단정히 하는 것이 학생다운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 학생도 인간이다 라고 말하지만 두발,복장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구체적 권리목록으로 들어가게 되면 교사들의 반응은 민감합니다. 이런 차이는 학생은 미성숙하다라는 뿌리 깊은 관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학생을 미성숙한 존재로 놓고 바라보면 계속 미성숙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 전북운동본부의 입장입니다. 학생은 원래 미성숙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삶의 문제에 대해 결정권과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미성숙해지는 것입니다. (미성숙하다는 관념) - (보호와통제의 강화) - (참여할기회, 실수할기회 차단) - (성숙하고 책임질 기회 차단) - (무책임화, 미성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환경에서 학생은 미성숙한 존재다라는 생각을 학생들 마저도 내면화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의 종착역이 아니라 출발역입니다. 현재 많은 학교들이 학교폭력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폭력적인 문화로 만연되어 있는데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사건들에 대해 문제 삼는다고 문제가 해결될수 없습니다. 학교안의 위계서열과 차별의식이 없어지지 않은 한 학교폭력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학교안 문화를 하루빨리 인권적인 문화로 바꿔내야 할 이유입니다. 전북학생인권조례제정을 시작으로 학생인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사회가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학가서, 성인이 되어서’ 라며 그동안 미뤄왔고 유예시켜왔던 그들의 권리를 이제는 하루 빨리 되찾아주어야 할 때입니다.

2011. 6. 17(금)
전북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