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희생자를 애도하며
노무현 정부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한다!

1. 아프가니스탄의 반정부 무장 세력인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중 심성민씨를 또다시 살해했다.
지난 25일 배형규 목사에 이어 두 번째 희생자다. 탈레반의 잇따른 인질 살해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인질을 살해하는 것은 야만적인 행위다.

2. 그러나 탈레반은 왜 한국인을 납치했나? 탈레반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한국은 아프간을 점령하고 있는 적국에 다름 아니다. 미국은 9.11테러를 빙자하여 2001년 전쟁을 일으키고 탈레반 정권을 몰아낸 제일의 적대국이며 한국 역시 미국의 요구에 따라 군대를 파견한 동맹 적국인 것이다.

3. 이번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의 희생은 부시의 점령과 노무현 정부의 파병 때문에 치르게 된 비극적 대가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아무 관계도 없는 이라크에 파병했듯이 아프간에도 파병하여 스스로 탈레반의 적국이 되었다. 그리고, 이미 이라크에서 2003년 오무전기 노동자 김만수/ 곽경해씨, 2004년 김선일씨, 그리고 올해 아프간에서 윤장호씨가 점령과 파병 때문에 희생된 바 있다.
피랍자들의 목숨이 일촉즉발 상황임에도, 부시는 오히려 아프간 군사 공세를 강화했다. 친미 아프간 정부 역시 “탈레반 수감자 석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상 한국인 피랍자들의 위험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테러단체와는 절대 협상이란 있을 수 없다’는 원칙만을 고수할 뿐이다.

4. 지금의 탈레반은 미국이 주도하는 점령에 저항하고 있지만 탈레반의 출생은 미국의 지원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이제는 미국의 점령이 아프간을 파괴하고 억압하는 현실로 인해 파병 국가의 민간인들이 납치 대상이 되고 살해 위협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한국인들이 납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바로 노무현 정부의 점령 지원 정책과 파병 때문이다. 우리는 이 비극의 원인이 점령과 파병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5. 노무현 정부는 이번 사태에 중요한 책임이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점령군의 일원이 되었기에 이러한 비극적 참사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협상중”이라고 계속 밝혔지만, 도대체 누구와 어떤 내용으로 협상했는지 조차 의문이다. 탈레반 측이 한국 정부와 직접 협상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직접 협상에 나서지 않았고, 급기야 탈레반 측은 협상 결렬을 선언했고, 그 직후 한국인 희생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아프간을 파괴하고 있는 부시에게는 군대도 파병하는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면서, 한국인들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직접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 기억나지 않는가? 노무현 정부가 2004년 김선일씨를 죽음으로 이르게 한 범죄를 저질렀던 그 상황을.
점령과 파병이 끝나지 않는 한 또 다른 희생자는 생겨날 것이며 이를 묵과 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6. 우리는 요구한다.
파병 한국군은 즉각 철군하고 점령을 중단하라!  
탈레반은 무고한 민간인 인실 학살을 중단하라!
미국은 자국민을 보호하듯 미국 점령에 의한 한국인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기 위한 모든 노력과 책임을 다하라!
국민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노무현 정부는 지금 즉시 파병 한국군을 철군하라!


2007.  8.  1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대표:문규현․김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