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권을 말살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한미 FTA 반대 인권활동가 313인의 선언문
"우리는 인권의 이름으로 저항한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무역촉진권한(TPA) 마감시한인 31일까지 모든 쟁점을 놓고 협상을 계속하는 방식으로 최종 고위급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간 한미 FTA 협상 과정 자체는 소위 참여정부라는 이름이 무색하고 부끄러울 정도로 졸속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진행되어왔다. 정부는 국회의원들조차 협정내용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비공개로 협상을 진행했으며 한미 FTA에 대한 반대여론이 일자, 화려한 수식어로 점철된 한미 FTA 광고로 진실을 호도하기에 바빴다. 게다가 이에 맞서 농민들이 만든 광고는 방송을 불허 하는 등 갖은 방법을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것에 급급했다. 이제 마지막 협상 대표단의 서명만을 남겨두고 소위 '끝장 협상'을 진행하려는 지금까지도 한미FTA의 내용은 여전히 비밀에 싸여있으며 그들만의 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최근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통제국가' 예비 판정을 받은 것을 빌미로 뼈 있는 쇠고기와 내장을 비롯한 모든 부위의 쇠고기 수입을 개방하고, 데이터 독점권 강화로 초국적 기업의 의약품 시장 독점에 의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면서 까지도 협상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농업 ․ 방송시청각 ․ 투자자-정부 제소제도 ․ 비 위반 제소 제도 ․ 에너지 분야 시장개방 ․ 교육 시장 개방 ․ 공공서비스 부문 민영화까지 거의 모든 부문을 총 망라하여 자본의 먹이거리로 내던지고 있다. 이는 FTA가 단순히 경제 협상이 아니라 민중들의 삶과 생명을 건 협상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NAFTA 체결 13년째가 되는 멕시코의 상황을 통해 정부와 자본이 제시하는 FTA의 장밋빛 미래가 허상임을 분명히 목도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페소화 위기로 인한 소득 양극화의 심화는 도시 빈민층의 증가를 불러왔고,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물조차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아파도 약 조차 제대로 사먹지 못하며,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실질 임금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없는 생활 속에서 나날이 늘어가는 불법 이민자들은 국경을 넘을 것인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이렇듯 구체적인 형태로 우리 앞에 던져진 미래를 두고, 정부는 말도 안 되는 선전만을 해 대며 우리에게 한미 FTA를 강요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협상이 진행될수록 정부의 협박, 탄압도 나날이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동안 진행되었던 FTA 저지 투쟁과 집회에서 민중들은 한 번도 제대로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했다. 집회 시위의 자유는커녕 경찰은 집회 대오를 전경 차와 경찰들로 철통같이 에워싸며 반대의 목소리를 고립시키기에 바빴고, 과잉진압과 폭력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 스스로를 인권경찰로 규정하던 그들이 인권 보장은커녕 폭력을 앞세워 민주주의와 인권을 외치는 민중들을 탄압하기에 바빴다. 민중들은 자신의 권리를 외치는 순간마저도 국가권력을 남용하는 경찰의 방패와 곤봉 앞에 자신을 제물로 바쳐야 할 만큼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찰과 정부가 과연 민주적이라 할 수 있는가? 한미FTA에 반대한 목소리를 틀어막기! 위해 끝도 없이 보류되고 있는 집회 시위의 자유는 어디에서 보장받아야 하는가?
경찰의 '취재지원단'이라는 알량한 완장과 무기 없는 폴리스라인이 우리의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해 줄 수 없듯이, 정부의 일방적인 협상 추진은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없다.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권리, 인권을 되찾기 위한 투쟁은 정부와 경찰의 폭력만으로 저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든 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신의 노동의 가치를 온전하게 보장받고 스스로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서 한미 FTA가 절대 체결되면 안 된다는 것을 천명한다. 그 정당한 주장을 폭도로 매도하고, 거리에서 발목을 잡는 국가폭력을 규탄한다. 한미 FTA체결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생존권을 파탄 내는 것이기에 지금 인권의 이름으로, 민중의 이름으로 한미 FTA협상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2007년 3월 28일
한미 FTA 체결을 반대하는 313인의 인권활동가들
[강곤, 강성준, 강영석, 고근예, 곽경호, 구수희, 권경우, 권미란, 권순택, 김경,김경란, 김경, 김기돈, 김기철, 김낙준, 김녕, 김대원, 김덕진, 김도경, 김도현, 김도현, 김동현, 김명수, 김숙, 김명연, 김미연, 김삼권, 김상갑, 김석한, 김선래, 김성애, 김성옥, 김성한, 김순곤, 김영, 김영미, 김영원, 김영은, 김영화, 김영희, 김옥순, 김완, 김원국, 김은실, 김인숙, 김일숙, 김용, 김정숙, 김정숙, 김정아, 김정옥, 김정우, 김정하, 김정희, 김종서, 김종환, 김종훈, 김지, 김진석, 김창남, 김창원, 김태연, 김헌주, 김현미, 김형진, 김혜진, 김홍규, 김희선, 끝지, 나혁, 나영, 나현필, 남병준, 남재근, 남현지, 노계남, 노동섭, 노미옥, 노영란, 노영만, 노태미, 덕현, 도관스님, 도재형, 류동열, 류문수, 류은숙, 문명진, 문상민, ! 설희, 미류, 박경석, 박경숙, 박경순, 박김형준, 박대립, 박래군, 박미준, 박석진, 박성희, 박숙경, 박승룡, 박영, 박영철, 박옥순, 박재화, 박정옥, 박주민,박지현, 박지황, 박진, 박진형, 박현진, 방영숙, 배내, 배여진, 백자영, 범상스님, 범용, 변연식, 변진옥, 보리, 서경순, 서동운, 서상덕, 서창호, 선용진, 설곡스님, 성진유, 소연, 손민정, 손상열, 송소연, 송원찬, 송효정, 수진, 승찬스님, 신보경, 신수경, 신용호, 신유아, 신정숙, 쌜림, 아해, 안그라미, 안옥희, 양규현, 양여옥, 양애, 양진용, 양충하, 엄기호, 엄진령, 여준민, 오길영, 오명진, 오영경, 오영철, 오창익, 오현, 위대영, 유금자, 유라, 유민호, 유성, 유세종, 유해정, 유현경, 윤가브리엘, 윤기현, 윤달임, 윤법달, 윤성근, 윤영철, 윤정아, 윤지영윤현식, 윤혜상, 이광열, 이귀임, 이금순, 이대희, 이진, 이묘랑, 이미선, 이민자, 이백기, 이상수, 이상재, 이생환, 이선화, 이세기, 이소연, 이승, 이승우, 이승희, 이신옥, 이신호, 이애란, 이영, 이영부, 이영수, 이운희, 이원재, 이재걸, 이상, 이재성, 이정순, 이정애, 이정임, 이조은, 이종헌, 이지상, 이지혜, 이창수, 이태준! , 이해, 이향숙, 이현경, 이형숙, 이호연, 이호영, 이화숙, 이후소, 임경연 , 임기란, 임미자, 임선순, 임소연, 임승필, 임은주, 임재은, 임재홍, 장경란, 장경욱, 장병권, 장연희, 장영란, 장재옥, 장지우, 전갑생, 전김명욱, 전장호, 전준철, 정동석, 정민, 정상덕, 정상철, 정소연, 정숙, 정녀, 정양엽, 정욜, 정용욱, 정용태, 정원, 정은경, 정은희, 정인식, 정정희, 정지현, 정한신, 조명효, 조미영, 조백기, 조범준, 조병찬, 조성남, 조순덕, 조약골, 조약골, 조은영, 조임영, 조정민, 조현섭, 조현수, 지장스님, 지정희, 진관스님, 최강민, 최귀선, 최미경, 최민식, 최별, 최석경, 최선호, 최성규, 최순자, 최옥희, 최완욱, 최은아, 최정민, 최정현진,최준영, 최현, 최철규, 최하은, 최현모, 최희정, 하정자, 한 채윤, 한여름, 한지연, 한지호, 허익수, 허영, 허혜영, 현종스님,홍승권, 홍영준, 홍창욱, 황미선, 황철수 (가나다 순, 총 31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