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안경환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취임에 대하여






10월 30일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가 취임했다. 우리는 안경환 위원장의 그간 행적과 인권 인식에 대해 비판을 자제하기 어렵다.




안경환 위원장은 2005년 12월 1일 출범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인선되었으나 서울대 총장 출마를 위해 단 2개월여만에 서울대총장 선거출마를 이유로 비상임위원직을 사퇴했다. 50년 통한의 역사 속에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진실화해위원회의 역할을 이처럼 가볍게 여기고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을 자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30일 취임사를 보면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역사적 인식은 물론 어떠한 비전도 찾아볼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만들어낸 인권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다. ‘연조가 깊은 국가기관들의 경험에 대한 경의를 잃지 말아야’한다거나 ‘현시점에서의 국가와 사회의 보편적 관념을 경시해서는 안될 것’, ‘때때로 열정이 앞선 나머지 분별의 지혜가 모자랐던 경우도 없지 않았나’ 등의 대목에서는 수구보수 세력의 부당하고 천박한 비판을 다시 보는 것 같아 할 말을 잃는다. 인권은 인권문제일 뿐이다.




또한 ‘바야흐로 민주와 인권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절벽과도 같은 괴리감을 느낀다. 인권현장에서 느끼는 인권현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지금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총체적인 실종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국가인권위원회 안팎의 사정도 국가인권위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수위에 있다. 이러한 시기에 취임한 신임 위원장의 일성은 화려하나, 너무나 안이하고 현실 타협적이고 영합적이기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신임 위원장은 책이 아닌 현실에서 인권실현을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가.




우리는 국가인권위원장직이 일개 국가기관의 장 자리라거나 개인 경력관리 자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기 들어 국가인권위원장이 세 번이나 교체되었고 상임위원들을 중심으로 한 권력다툼이 여전한 상태다. 2기 국가인권위원회에 부여된 △사회적 약자의 보호 △인권침해 예방 △인권단체 협력강화라는 과제도 미진한 채로 남아 있다.




우리는 인권단체 대부분이 우려하는 위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공개적인 해명과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 대해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의 분명한 응답을 요구한다.




2006년 10월 31일

인권단체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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