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故 하중근씨 사망사건에 대해
인권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는 조사결과를 하루 속히 발표하라!
포항건설노조 조합원 故 하중근씨가 지난 7월 16일, 포항 형산강 로터리 집회 현장에서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으로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유명을 달리한지도 석 달이 흘러가 버렸다. 다른 곳도 아닌 집회현장에서 사람이 죽어나갔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인간이 누려할 가장 기본적인 자유이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국가는 개인이 가진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정부는 故 하중근씨 죽음에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어정쩡한 국과수 부검결과 발표 한 번에 모든 것을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
더군다나 독립된 인권옹호기관임을 자처하는 국가인권위원회조차 지난 10월 9일 전원위원회에서 '전용철,홍덕표 사건 때처럼 직접적인 증거나 증인이 없다''경찰 관계자의 최후 진술을 듣지 못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조사결과 발표를 10월 23일에 있을 차기 회의로 미루고 말았다.
국가인권위원회 전원회의가 내린 이 같은 결정은 생때같은 막내아들을 잃은 팔순 노모와 그 가족들을 실의에 빠뜨리고 있다. 또한 이것은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침해의 대다수 피해자인 평범하고 힘없는 노동자,서민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정치적 판단을 앞세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유족들과 포항건설노조,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를 바라는 많은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의탁한 이유는 단 하나, 故 하중근씨가 집회현장에서 경찰에 맞아 죽은 것이 확실하지만 그 어떤 수사기관도 이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해서 범인을 잡아 주리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집회현장에서 경찰이 이렇게 죽었다면 수사기관의 태도는 물론 180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동안 이 사건과 관련해서 피해 당사자인 포항건설노조와 여러 시민, 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포항건설노조 파업의 올바른 해결과 건설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포항공대위)는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7월 17일과 8월 3일 2차례에 걸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고, 의료,법조인들이 포함된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부검과정을 참관했을 뿐만 아니라 사인을 입증해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여러 정황증거들을 모아 기자회견을 갖고 자료를 제출하였다.
인권단체 연석회의 또한 지난 9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하여 포항건설노조 파업과정에서 벌어진 검찰과 경찰의 수많은 인권침해 사례들을 정리하여 보고서로 제출하고 공정하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태의 심각성과 억울한 인권 피해자들의 심정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채 늦장을 부리다가 석 달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또 다시 어딘가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 하고 있는 듯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하중근 열사는 7월 16일 합법적인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에 의해 살해된 게 너무나 명백하다. 부검과정을 참관한 진상조사단의 의견도 그렇고, 국과수 소견 또한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故 하중근씨가 집회현장에서 전경들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도 여러 명 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처럼 명확한 법의학적 증거, 정황증거들을 뒤로한 채 하중근씨가 전경들에 둘러쌓여 폭행당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같은 직접적인 증거들이 없다하여 "경찰폭력에 의한 타살"이라고 발표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편협한 수사기관의 '증거논리'만을 강조하는 건 매우 위험하며 본분에도 맞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이런 끔찍한 인권침해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적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서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은 법집행 기관들의 손발에 "인권보장"이라는 제도적 족쇄를 달아 놓는 것이다.
그러자면 국가인권위원회는 82일 동안 전개된 포항건설노조 투쟁과정의 전후 맥락 속에서 故 하중근씨가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진정한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포항에서는 故 하중근씨 외에도 뱃속의 아이를 유산당한 지현숙씨,점거농성에 참여했다 사망한 故유홍식씨가 있었고,300여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부상을 입었다. 노골적으로 포스코 경영진을 편들면서 파업 노동자들에게 "본 떼를 보여줘야 한다."며 두 차례나 관제시위를 조직했던 박승호 포항시장의 행태는 명백한 직권 남용이자,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처사였다. 어떻게 파업기간 동안 많은 언론들이 포항건설노동자들의 처절한 요구는 무시해 버린 채 포스코 편에 서서 한결같이 "폭도"로 몰아 부칠 수 있었는지 노동자들은 여전히 의문을 떨칠 수 없다. 포항에서 벌어진 이처럼 많은 공권력 남용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들, 민주주의를 무색케 만든 '권력담합'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라면 마땅히 입을 열어야 한다.
우리는 지난해 11월 24일 여의도 농민집회 과정에서 경찰기동대의 과잉·폭력진압에 의해 살해된 전용철,홍덕표 두 농민의 죽음을 너무나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발 빠르게 조사를 진행하여 28일만에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이 사망원인이었음을 밝히고 관련 책임자 처벌을 권고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권고 이후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가해 책임자가 은근 슬쩍 경찰의 중요 직책으로 복귀했는데도, 검찰에 의뢰한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 권고가 전혀 이행되지 않고 흐지부지 되었는데도 '나 몰라라' 였다. 그러다 보니 당시 가해자로서 곤경에 빠져있던 정부와 경찰은 스스로 발표한 임기응변식 재발방지 대책조차 내부 반발을 핑계로 없던 일로 해 버렸고, 얼토당토않게 "폭력시위문화가 문제"라는 식으로 여론을 조작한 후 민관합동위원회까지 구성해서 반인권 악법인 집시법을 개악하는 등 집회·시위의 자유를 더욱 옭죄고 있다. 이처럼 '반성할 줄 모르는' 정부와 경찰의 태도로 미루어 하중근 열사의 죽음은 이미 예견된 비극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년도 안 돼 집회·시위현장에서 똑같은 비극이 되풀인 된 것에 책임을 분명히 통감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해 온 37개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포항건설노조 조합원 故 하중근씨 사망사건에 대해 인권적 관점에서 철저히 조사한 후 신뢰할만한 결과를 신속하게 발표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는 더 이상 권고조치에 만 그치지 말고 집회·시위에 대한 과잉·폭력 진압을 부추기는 경찰 관련 법령,관행,실태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인권기준에 근거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집회·시위 권리의 본질마저 침해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독소조항을 하루속히 폐기하는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2006. 10. 18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는 조사결과를 하루 속히 발표하라!
포항건설노조 조합원 故 하중근씨가 지난 7월 16일, 포항 형산강 로터리 집회 현장에서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으로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유명을 달리한지도 석 달이 흘러가 버렸다. 다른 곳도 아닌 집회현장에서 사람이 죽어나갔다. 집회·시위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인간이 누려할 가장 기본적인 자유이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국가는 개인이 가진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정부는 故 하중근씨 죽음에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어정쩡한 국과수 부검결과 발표 한 번에 모든 것을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
더군다나 독립된 인권옹호기관임을 자처하는 국가인권위원회조차 지난 10월 9일 전원위원회에서 '전용철,홍덕표 사건 때처럼 직접적인 증거나 증인이 없다''경찰 관계자의 최후 진술을 듣지 못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조사결과 발표를 10월 23일에 있을 차기 회의로 미루고 말았다.
국가인권위원회 전원회의가 내린 이 같은 결정은 생때같은 막내아들을 잃은 팔순 노모와 그 가족들을 실의에 빠뜨리고 있다. 또한 이것은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침해의 대다수 피해자인 평범하고 힘없는 노동자,서민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정치적 판단을 앞세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유족들과 포항건설노조,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를 바라는 많은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의탁한 이유는 단 하나, 故 하중근씨가 집회현장에서 경찰에 맞아 죽은 것이 확실하지만 그 어떤 수사기관도 이 사건을 공정하게 수사해서 범인을 잡아 주리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당시 집회현장에서 경찰이 이렇게 죽었다면 수사기관의 태도는 물론 180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동안 이 사건과 관련해서 피해 당사자인 포항건설노조와 여러 시민, 사회 단체들로 구성된 '포항건설노조 파업의 올바른 해결과 건설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포항공대위)는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7월 17일과 8월 3일 2차례에 걸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고, 의료,법조인들이 포함된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부검과정을 참관했을 뿐만 아니라 사인을 입증해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여러 정황증거들을 모아 기자회견을 갖고 자료를 제출하였다.
인권단체 연석회의 또한 지난 9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하여 포항건설노조 파업과정에서 벌어진 검찰과 경찰의 수많은 인권침해 사례들을 정리하여 보고서로 제출하고 공정하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사태의 심각성과 억울한 인권 피해자들의 심정을 전혀 헤아리지 못한 채 늦장을 부리다가 석 달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또 다시 어딘가의 눈치를 보며 우왕좌왕 하고 있는 듯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하중근 열사는 7월 16일 합법적인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에 의해 살해된 게 너무나 명백하다. 부검과정을 참관한 진상조사단의 의견도 그렇고, 국과수 소견 또한 타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故 하중근씨가 집회현장에서 전경들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도 여러 명 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처럼 명확한 법의학적 증거, 정황증거들을 뒤로한 채 하중근씨가 전경들에 둘러쌓여 폭행당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같은 직접적인 증거들이 없다하여 "경찰폭력에 의한 타살"이라고 발표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편협한 수사기관의 '증거논리'만을 강조하는 건 매우 위험하며 본분에도 맞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이런 끔찍한 인권침해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적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서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은 법집행 기관들의 손발에 "인권보장"이라는 제도적 족쇄를 달아 놓는 것이다.
그러자면 국가인권위원회는 82일 동안 전개된 포항건설노조 투쟁과정의 전후 맥락 속에서 故 하중근씨가 사망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진정한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포항에서는 故 하중근씨 외에도 뱃속의 아이를 유산당한 지현숙씨,점거농성에 참여했다 사망한 故유홍식씨가 있었고,300여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부상을 입었다. 노골적으로 포스코 경영진을 편들면서 파업 노동자들에게 "본 떼를 보여줘야 한다."며 두 차례나 관제시위를 조직했던 박승호 포항시장의 행태는 명백한 직권 남용이자,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처사였다. 어떻게 파업기간 동안 많은 언론들이 포항건설노동자들의 처절한 요구는 무시해 버린 채 포스코 편에 서서 한결같이 "폭도"로 몰아 부칠 수 있었는지 노동자들은 여전히 의문을 떨칠 수 없다. 포항에서 벌어진 이처럼 많은 공권력 남용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들, 민주주의를 무색케 만든 '권력담합'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라면 마땅히 입을 열어야 한다.
우리는 지난해 11월 24일 여의도 농민집회 과정에서 경찰기동대의 과잉·폭력진압에 의해 살해된 전용철,홍덕표 두 농민의 죽음을 너무나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발 빠르게 조사를 진행하여 28일만에 "경찰의 과잉폭력 진압"이 사망원인이었음을 밝히고 관련 책임자 처벌을 권고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권고 이후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 가해 책임자가 은근 슬쩍 경찰의 중요 직책으로 복귀했는데도, 검찰에 의뢰한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 권고가 전혀 이행되지 않고 흐지부지 되었는데도 '나 몰라라' 였다. 그러다 보니 당시 가해자로서 곤경에 빠져있던 정부와 경찰은 스스로 발표한 임기응변식 재발방지 대책조차 내부 반발을 핑계로 없던 일로 해 버렸고, 얼토당토않게 "폭력시위문화가 문제"라는 식으로 여론을 조작한 후 민관합동위원회까지 구성해서 반인권 악법인 집시법을 개악하는 등 집회·시위의 자유를 더욱 옭죄고 있다. 이처럼 '반성할 줄 모르는' 정부와 경찰의 태도로 미루어 하중근 열사의 죽음은 이미 예견된 비극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년도 안 돼 집회·시위현장에서 똑같은 비극이 되풀인 된 것에 책임을 분명히 통감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해 온 37개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포항건설노조 조합원 故 하중근씨 사망사건에 대해 인권적 관점에서 철저히 조사한 후 신뢰할만한 결과를 신속하게 발표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는 더 이상 권고조치에 만 그치지 말고 집회·시위에 대한 과잉·폭력 진압을 부추기는 경찰 관련 법령,관행,실태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인권기준에 근거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집회·시위 권리의 본질마저 침해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독소조항을 하루속히 폐기하는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2006. 10. 18
인권단체연석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