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집회의 자유를 말살하려는 민관공동위원회는 즉각 해체해야 한다.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지난 4월 ‘평화로운 집회 시위 문화정착을 위한 민관공동위원회’(이하 민관공동위원회)가 2차 회의를 열어 평화로운 집회시위를 위한 대책이라고 발표한 30여개의 내용이 실제적으로는 집회시위 자유를 말살하는 것임을 성명을 통해서 지적한 바 있다.
민관공동위원회가 발표한 집회시위 대책의 핵심이 사실상 집회와 시위 전 과정에 대해 사회협약이라는 형태로 일방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사회단체와 국민에 대해서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이에 반대함을 명백히 밝힌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인권적이고 반민주적인 결정들이 민관공동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계속되어지고 있기에 다시금 우리의 강력한 입장을 천명하지 않을 수 없다. 5월 17일 한명숙 국무총리와 함세웅 신부를 공동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3차 민관공동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위원회가 결정한 것은 전․의경 실명제 백지화와 소음강화를 통한 집회시위 통제, 폭력시위 참가 단체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 제한 및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제한을 통해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3차 회의는 결국 경찰폭력에 대한 근본적 대책으로 논의되던 유일한 수단인 전․의경 실명제를 폐지하고, 소음과 국고보조금을 가지고 집회시위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만 것이다.
집회시위 장소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경찰을 통제할 유일한 방법으로 제시되었던 전․의경 실명제마저도 포기한 것은 이 위원회의 성격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또 현행 집시법이 사실상 자유로운 집회시위를 불가능하게 하는 악법으로 이를 개선할 방안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금지와 통제를 강화하여 시민사회를 길들이려 하는 방안에만 중점을 두는 것도 이 위원회가 사실상 경찰 권한만 강화해주려는 허수아비 위원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행 집시법이 침해하고 있는 집회시위 자유의 억압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며,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경찰폭력을 용인하고 합법화하려는 이 위원회는 평화적인 집회시위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
지난해 두 명의 농민을 폭력으로 사망하게 만들고, 최근 평택에서 가공할 폭력을 불법적으로 행사한 장본인인 경찰이 민관공동위원회를 이용해 자신들의 집회시위 통제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부터 이 위원회가 잘못 구성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집회시위의 자유를 말살하는 가해자가 어떻게 평화로운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단 말인가?
경찰이 어떻게 제 3자 일수 있으며, 집회시위의 원인제공자인 정부가 어떻게 제 3자의 입장에서 집회시위의 자유를 논의할 수 있단 말인가?
이와 더불어 민관공동위원회의 구성 자체가 과연 시민사회 단체를 대표할 수 있는지,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위원회의 위원들은 집회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이 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는지, 그리고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에 비추어 우리나라의 집회시위의 현실이 어떤지를 제대로 알고나 참석하고 있는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인권단체 연석회의는 현재 실행되고 있는 민관공동위원회의 결정 안은 즉각 폐기되어야 하고, 위헌적인 방향의 집회시위 통제책을 마련하는 데만 봉사하고 있는 민관공동위원회의 즉각 해체를 주장하며 우리의 요구를 밝힌다.
1. 민관공동위원회를 즉각 해체하고, 지금까지의 결정안을 백지화 하라.
2. 집회시위 자유 전반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는 객관적인 위원회를 구성하라.
3. 집회시위 자유를 말살하는 집시법과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개정하라.
2006년 5월 19일
인권단체 연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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