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을 반대하는 인권활동가 선언문 >
인권과 평화를 말살하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위한 강제토지수용 즉각 중단하라!
오늘, 우리 인권활동가들은 노무현 정부의 반인권적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모였다. 노무현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팽성 농민들의 생존을 향한 절박한 목소리를 묵살해 왔으며 급기야는 오늘 농민들과 평화세력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토지를 강제 수용하려 하고 있다. 국방부는 농지에 철조망과 검문소 설치를 위해 대추분교에 자재 반입 등 계획을 확정하였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경찰과 시설 위탁업체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면서 강제수용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노무현 정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거쳐 수용을 재결하고, 공탁을 거쳐 농민의 토지소유권을 국방부로 강제 이전했다. 그리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농지에 철조망을 치고 농민들의 땅을 극악무도하게 강탈하려 하고 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투쟁 3년, 단 하루도 거르지 않은 주민촛불집회와 평택역 앞 노숙농성, 트랙터를 타고 평택 미군기지를 반대하는 전국순회투쟁, 그리고 기어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해야 했던 주민등록증 반납 투쟁…. 이처럼 처절한 팽성 주민들의 저항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건만, 이에 대해 국방부는 주민들이 농사를 지을 경우 국유재산법 제 58조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백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경찰과 대규모 용역을 앞세워 무자비한 철거집행을 강행하겠다며 팽성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봄이 오는 들녘에서 농민들이 농사를 준비한다. 생명과 풍요의 땅, 이곳 황새울에서도 대추리, 도두리 농민들은 황금빛 가을을 꿈꾸며 올해농사를 준비한다. 농민이 땅에서 농사를 지을 권리, 그러나 도대체 무엇이 이 당연한 권리를 빼앗는단 말인가. 정부가 미군기지 확장을 통해 얻고자하는 ‘국익’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농민들의 생명이자 삶인 이 땅을 송두리째 빼앗는단 말인가. 지난 1월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장관급 전략대화에서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합의하였고,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에 한국의 참여가 결정되었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패권전략에 한국정부가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지금까지 노무현이 말해왔던 ‘자주외교, 자주국방’, ‘동북아균형자론’이 모두 굳건한 한미동맹을 전제해왔던 남한의 군사안보전략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주한미군의 침략적 재편을 노골적으로 옹호하면서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군사패권전략에 동조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민중들의 평화적 삶, 평화적 생존권의 권리와는 도저히 양립 불가능한 것이다. 지금 이곳 평택에서 진행되고 있는 강제적인 토지수용과 제국주의적 군사재편은 결국 이 땅 모든 민중들의 “평화적으로 생존할 권리”를 말살하는 과정 그 자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삶의 터전에서 안전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의 권리. 그것은 어떠한 대의명분 앞에서도 결코 부정될 수 없다. 더구나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전쟁위협으로 몰아넣으려는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 계획 앞에 팽성 농민들의 삶이 파괴된다는 것은 곧 이 땅 모든 민중의 인권과 평화가 파괴됨을 뜻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강제토지수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계획을 전면 무효화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노무현 정부를 반인권, 반평화 세력으로 규정하고, 민중들과 더불어 심판할 것이다. 평택시 팽성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배제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정부를 우리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우리 인권활동가들은 이곳 대추리, 도두리에서 인권과 평화의 이름으로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재편전략을 반대하는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평화적 생존권 투쟁은 바로 이 땅 모든 이들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생존권을 지켜나가는 투쟁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이다. 미 제국주의 군사전략을 관철하려는 노무현정권의 폭력탄압, 그리고 민중들의 평화적 생존권이 충돌하는 이 곳 평택에서의 싸움에서 우리는 단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민중의 생존의 권리를 인권으로서 제기하고자 한다. 작고 추운 비닐하우스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는 주민들의 외로운 싸움에 연대하는 것, 또한 강제토지수용을 거부하며 기만적인 국가권력에 대해 불복종을 선포하는 것,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패권전략의 야만성을 폭로하고 민중의 평화적 삶의 권리를 지켜내는 것은 이 땅과 전 세계 민중의 인권을 지키는 일임을 선언한다.
2006년 3월 6일
평택미군기지 확장이전에 반대하는 인권활동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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