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의사표현에 수갑착용은 인권침해
○ 법적 잣대와 기준을 떠나 물리적 충돌이 없는 공개된 장소에서 주민에게 강제적으로 수갑을 채우고 연행한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이다. 아마 크고 작은 집회와 얘기치 않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 현장에 수갑을 채운 채 연행한 것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듯하다.
○ 경찰 공권력이 특정인을 일정한 장소에서 수갑을 채울 수 있는 것은 형사법규에 위반한 행위를 한 현행범일 때 가능하다. 이마저도 체포과정에서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행위가 없는 한 가급적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금번 사건은 부안이라는 전후 사정을 고려할 때 현행범이라는 기준 보다는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있는 의사표현으로 간주해야 한다.
○ 경찰은 “공권력에 폭력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이는 과장된 것에 불과하다. 기본권과 관련하여 국가공권력을 행사할 때 지켜야할 중요한 원칙중의 하나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다. 이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이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찰이 주장하는 현행범 이라고 하더라도 주위 경찰력만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수갑을 사용한 것은 공권력의 남용인 것이다. 결국 금번 수갑착용은 명백한 인권침해이다.
○관계기관은 왜 이러한 비상식적인 상황이 발생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 수개월 동안의 부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찰과의 갈등이 지역주민에 대한 겁주기 경찰∙검찰권 행사로 비춰지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금번 인권침해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부안에 대한 경찰의 전향적인 상황판단을 기대한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 (대표:문규현·김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