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D-365, 혐오에 면죄부를 주지 않겠다!“
선거에서 혐오표현 규제를 촉구하는 시민 선언
4월의 꽃 향기에도 혐오의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미세먼지에 마스크를 쓰듯 혐오를 피하고 싶으면 귀 닫고 눈 감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귀 닫고 눈 감아도 혐오라는 폭력은 피해를 남긴다. 게다가 선거 때가 되면 귀 닫고 눈 감을 수도 없다. 우리는 각자의 정치적 신념을 투표로 드러내고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만약 우리가 귀 닫고 눈 감아야 한다면 그것은 참정권의 부당한 제한일 뿐이다.
우리는 2018년 지방선거를 기억한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의 성차별적 발언과 동성애 비하, 보수교육감 후보를 자처하는 이들의 '동성애 반대' 공보물과 현수막 같은 것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어지럽혔다. '지방선거 혐오대응 전국네트워크'로는 모두 61건의 혐오 표현 제보가 접수되었다. 동성 연인과 거리를 지나다가 "동성애는 죄이고 몰아내야" 한다는 유세를 들었고 "그 장소에 있기 곤란했다"는 신고도 있었다. 신고된 혐오표현의 80.3%는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한편, 한 정당의 여성 후보 포스터가 노골적으로 훼손되는 범죄도 있었다. 거침없는 혐오는 성소수자나 여성, 이주민 등이 동등한 민주주의의 주체로 인정된다고 확신하기 어렵게 만든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고착시키고 차별을 조장하거나 증오를 선동하는 표현은 소수자들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혐오의 대상으로 공격당하는 집단의 성원은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말하기 어려워지며 공론장은 결국 더 많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잔치가 될 뿐이다. 선거에서의 혐오 표현은 규제의 필요성이 더욱 높다. 선거공보물 등이 모든 국민에게 전달되고 후보들의 사회적 지위와 영향력이 작지 않은 등 더욱 심각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히려 선거라는 이유로 후보의 발언에 면죄부가 주어진다. 선거제도는 마치 후보의 자유를 지고의 가치로 보호하는 제도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선거제도는 시민의 더 많은 자유와 평등을 위해 존재한다는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후보 간 비방은 안되지만 후보가 시민을 비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모순을 그대로 둘 것인가. 선거는 혐오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지난해 지방선거 시기 혐오표현 근절 대책 마련을 촉구했을 때 선거관리위원회는 마땅한 제도나 뾰족한 방법이 없어 어렵다며 발을 뺐다. 그러나 방법이 없다면 찾아내고 제도가 없다면 만드는 것이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이다. 시민들을 모욕하는 선거, 어떤 정체성을 가지는가에 따라 마치 시민권이 없다는 듯 공공연히 추방을 선동하는 선거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지방선거 당시에는 미처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면 이제는 더이상 그런 변명이 통할 수 없다. 1년이 남았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를 각 정당과 후보들이 깨닫고 폭력에 동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친절한 안내가 필요하다. '동성애 반대', ‘이주민 추방'과 같이 소수자혐오를 선동하는 세력이 구호로 사용하는 표현을 금지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추진할 수도 있다. 무엇이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다.
시민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때 선거가 민주주의의 축제일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혐오표현 규제를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을 촉구한다. 우리 역시 선거가 혐오의 면죄부가 되지 않도록 혐오와 차별에 맞설 더 많은 방법을 찾아갈 것이다.
2019년 4월 15일
선언에 동참하는 70개 단체 및 355명의 사람들
[단체] 2ne1 퀴어&엘라이 모임 큐페이드/A&A/NCCK 인권센터/가족구성권연구소/경기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QVIK(Queer Value in Kyonggi)/고려대학교 정보대학 페미니즘 소모임 추진모임/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광주인권지기 활짝/난민인권센터/남서울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큉(QUING)/논모노플래닛/다른세상을향한연대/다산인권센터/다소니자립생활센터/대구경북치별금지법제정연대/대학•청년 성소수자모임연대 QUV/대학입시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무지개예수/문화나눔다가치/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부산퀴어문화축제/블랙핑크 퀴어&엘라이 모임 BLINQ/빅뱅 퀴어&엘라이 모임 큐라운/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사회복지연구소 물결/사회적협동조합 사람마음/서강퀴어자치연대 춤추는Q/서울여자대학교 성소수자 인권운동모임 SWUQ/서울인권영화제/성공회 나눔의집협의회/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성소수자부모모임/성신여자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Qrystal/섹슈얼리티활성화연구소/신비와저항/연세대학교/중앙 성소수자 동아리 컴투게더/울산인권운동연대, 울산차별금지법제정연대/위너 퀴어&엘라이 모임 rainbow circle/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인권교육센터 들/인권운동공간 활/인권운동사랑방/인문학공동체 이음/인천대학교 성 소수자 동아리 포커스/장애여성공감/장애해방열사 단/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중앙대학교 사회학과 포헤/차별금지법제정충북연대/참교육학부모회/천주교인권위원회/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준)/충남대학교성소수자동아리RAVE/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페미니즘교육플랫폼 Be.Do/포항공과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LINQ/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한국기술교육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큐텍/한국다양성연구소/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민우회/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혐오문화대응네트워크/홈리스행동
(총 70개 단체)
[개인] 강민진(쥬리)/강선화/강수연/강슬기/강유민/강윤지/고은지/고차원/권명보/권수민/권수현/권영한/권유경/권지우/규민/기선/김가람/김가영/김가은/김가희/김결/김경삼/김광원/김광이/김규리/김기호/김기훈/김난/김다온/김다인/김다정/김덕자/김도진/김도현/김동우/김동윤/김만성/김문정/김민석/김민수/김민영/김민정/김민준/김병용/김보미/김보미/김성미/김성재/김소라/김수빈/김신아/김영선/김영숙/김영순/김영철/김용국/김우/김유빈/김유주/김은석/김일웅/김재왕/김정곤/김정모/김정은/김정훈/김종환/김주영/김지선/김지수/김지윤/김지학/김진수/김찬영/김태규/김현성/김현수/김형진/김희선/김희수/나영정/남기억/남정인/남준현/남혜민/노다혜/노새/노시우/닻별(한소망)/대연/두인/랑희/문아경/문이채린/문채윤/문해일/문현철/미류/민들레/민선/밍/박도형/박미영/박복순/박서재/박선민/박소운/박순화/박아름/박아름/박양희/박예휘/박우석/박윤철/박의빈/박자람/박재순/박정미/박정아/박정희/박종운/박종은/박종일/박주선/박지현/박진/박진석/박찬서/박철헌/박해인/박홍준/방규황/방영식/배민정/배복주/배세영/백가윤/백경재/백승주/백정민/사월/삼사라/서정현/서준익/서지원/서지현/서진석/서진원/서태성/서한솔/석옥님/석원진/선승희/선지혜/성영모/세윤/세정/소성욱/소유/손민지/손순희/손하린/손혜영/송단/신동훈/신민규/신승훈/신유정/신한나/신현정/심기용/심영미/심지선/아샤/아진/안규백/안보금/안봉혜/안중선/양현지/양혜진/여름/연지/열린/염경석/영은/영주/예니/오선미/오소리/오승재/오은영/오은지/오준석/오현주/왕복근/원성민/위선영/유나/유리/유재영/유정연/유희/윤성은/윤영학/윤우/윤원정/윤하/은선/음명희/이건민/이경아/이경연
/이기쁨/이다희/이도준/이동우/이동윤/이상희/이선경/이선영/이성민/이세영/이소영/이소중/이솔메/이수정/이승휘/이영/이예진/이원식/이윤경/이은경/이은심/이은영/이은재/이은정/이은정/이은진/이의섭/이정남/이정은/이종걸/이종원/이주영/이준호/이진화/이진희/이한길/이해지/이형규/이혜민/이혜영/이혜은/인경/인정/임보라/임소연/임신규/임주희/임진규/장규진/장미영/장미영/장석용/장선영/장성실/장예정/장은희/장주리/장지윤/장형석/장형진/전미연/전병영/전숙경/전재우/전지윤/전혜령/전혜연/정광수/정기완/정민석/정영숙/정영우/정우/정은애/정정아/정정행/정주연/정태영/제갈슬/조경미/조삼숙/조성빈/조세영/조윤희/조은지/조현서/조혜진/주승섭/준용/지민/지오/진경/진성선/진소영/창구/채희창/천상진/천정남/최고은/최그린/최나은/최대식/최문수/최미숙/최민/최선린/최여름/최예솔/최완욱/최원석/최은이/최임수/최지원/최지현/최진이/최하은/최해인/최효린/크리스/토란/푸푸/피아/하정연/한성진/한수연/한주영/한지유/한지희/함정민/허준/허창영/혜만/호야/홍경옥/홍정선/황병준/황승원/황시영/황연주/황정목/황지현/황혜정
(총 35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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