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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답이 없다 전북시민선언문>


죽음의 핵발전소, 대책 없이 쌓여가는 핵페기물! 핵발전소 중단만이 대안이다.


오늘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8주기가 되는 날이다. 8년이 지났지만 사고로 인한 핵재앙은 현재 진행형이다. 사고 이후 귀환하지 못한 피난민들의 수는 42,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일본 정부가 무리하게 강행한 피난지시 해제 후 귀환한 일부 주민들도 고농도 방사선 피폭에 대한 두려움과 생활기반의 파괴로 불안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살아있어도 산 게 아니다. 또한 제염과 사고수습을 위해 투입된 경제적 약자인 하청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엄청난 피폭을 감수하며 인권을 유린당하며 희생당하고 있다. 사람만 목숨을 잃고, 생활터전을 잃어버렸겠는가? 말하지 못하는 다른 종들의 희생은 헤아릴 수도 없을 것이다.

사고 이후 21만 8,170톤에 이르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 폐기물과 물탱크에 보관중인 100만톤 이상의 방사능 오염수는 처리할 곳이 없어 다시 토양과 바다에 방출될 전지구적인 위기에 처해있다. 지난 2월 13일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2호기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에 로봇을 투입해 8년 만에 처음으로 겨우 핵연료 파편에 접촉하여, 언제쯤 폐로가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8년이란 시간은 우리에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핵재앙 앞에서는 찰나의 시간에 불과하다.

재난대비에 있어 철저하다고 자부하던 일본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힘 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력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의 재난대비는 일본에 비하여 허술하기 그지 없다. 고창과 최인접하여 있는 영광한빛핵발전소는 잦은 사고와 고장, 부실 덩어리 그 자체이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한빛1호기 격납건물 내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었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화재는 일어나기 어려운 사고이다. 제일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핵발전소에서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것은 심각한 신호가 아닐 수 없다. 또한 한빛핵발전소 전체에서 격납건물 콘크리트의 수많은 공극과 철판부식, 이물질 발견, 증기발생기 불량 등 치명적 결함들이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어 중대사고의 위험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핵발전소의 문제는 이런 중대사고의 위험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핵발전소가 가동되는 한 반드시 발생하게 되는 고준위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은 단언컨대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위험한 쓰레기이다.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로 최소 10만년 이상 생명체와 철저히 격리시켜야하는 극히 위험한 쓰레기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핵발전을 시작한 지 60년이 지났지만 인류는 아직 고준위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방법을 찾지 못했으며, 영구처분장을 마련하여 관리하고 있는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한국 역시 핵발전소가 가동된 지 40년이 지났지만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장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관리정책도 없이, 핵폐기물은 핵발전소 내 냉각수조안에 계속 쌓여가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냉각수조는 이미 최초 설계된 저장용량에서 200-300% 이상 초과된 상태이다. 최소한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최초 설계된 저장용량이 포화되기 전에 핵발전소를 멈추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한수원은 핵발전소를 계속 가동하기 위해 조밀랙 설치와 호기간 이동이라는 위험한 방법으로 이미 포화된 냉각수조안에 사용후핵연료를 계속 집어넣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조밀랙수조마저 포화시점에 가까워지자 임시방편으로 핵발전소 지역에 위험천만한 임시저장고를 지으려 하고 있다.

가늠할 수 없는 엄청난 비용과 댓가를 치러야하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핵산업계와 친핵 정치인들은 핵발전소를 늘려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갖 가짜뉴스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저지하며 기후변화의 대안이 핵발전이라 주장하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미세먼지가 증가했다며 미세먼지문제를 악용하면서 혹세무민하는 행태는 용납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우리는 생명과 안전보다 소수 핵산업계의 이득을 지지하는 친핵 정치인들을 규탄하며,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현세대가 불과 몇 십년 동안 핵발전을 하여 발생된 핵폐기물을 최소 10만 년 이상 후세대가 감당하게 만드는 것은 무책임함을 넘어 반윤리적인 심각한 폭력이다. 또한 천문학적인 핵폐기물 처분 비용만 고려하더라도 지금이라도 당장, 핵폐기물을 만들어내는 핵발전소를 멈추는 게 경제적으로 현명한 선택이다. 우리는 이제 고준위핵폐기물의 책임과 숙제, 위험성을 미래와 지역, 다른 종들에게 떠넘기는 일을 멈추어야 한다.

우리는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계획 없이 핵발전소 가동을 연장하려는 임시저장고 설치를 반대한다. 수조가 포화되어 더 이상 보관할 곳이 없는 핵폐기물에 대한 대책은 위험천만하고 불공평한 임시저장고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포화시점에 이르기 전에 핵발전소를 멈추는 것이다. 임시저장고 보다 시급한 것은 온 국민들에게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고, 충분하고 공정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관리정책을 재수립하는 일이다.

우리는 답 없는 핵폐기물을 만들어내는 핵발전을 중지하고, 숙의적이고 민주적인 공론 절차를 거쳐 제대로 된 핵폐기물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체제로의 전환,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빠른 이행을 촉구한다. 하수구가 없는데 수도꼭지에서 물이 계속 나온다면, 수도꼭지를 잠그는 일이 우선이다. 위험한 핵폐기물을 둘 곳이 없다면 핵발전을 멈추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핵폐기물의 위험을 지역과 아이들에게 떠넘기는 임시저장고 건설 반대한다!

핵발전소 확대를 주장하는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정치인 규탄한다!

핵폐기물 답이 없다. 핵발전소 폐쇄하자!


2019년 3월 11일

핵폐기물 답이 없다 전북시민선언 참가자 일동,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노동당전북도당 민주노총전북본부 부안군민행동 부안시민발전소 생명평화마중물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아이쿱전주생협 전교조전북지부 전북녹색당 전북녹색연합 전북불교네트워크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정의당전북도당 천주교전주교구정의구현사제단 한국YMCA전북지역협의회 전북YWCA협의회 한살림전북생협 한울생협 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 핵없는세상을위한정읍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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