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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기독교연합회의

4월 1일 퀴어문화축제 반대 행진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 기자회견 일시·장소

· 일시 : 2018년 4월 1일(일) 오후 1시

· 장소 : 전주 풍남문광장


■ 기자회견 순서

· 여는 발언 : 이한결 공동조직위원장

· 연대 발언 : 김현탁(노동당 전북도당)

· 기자회견문 낭독 : 노현정(전북여성단체연합), 이한결(조직위원회)

전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노동당 전북도당, 들녘교회(완주), 민주노총 전북본부,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알바노조 전북지부, 언니들의 병원놀이, 여성생활문화공간비비 협동조합, 전교조 전북지부,

전북녹색당, 전북대학교성소수자모임 열린문,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 전주여성의전화, 전주여성주의독서모임 리본,

정의당 전북도당, 페미니즘모임 동행, 평화바람 (3월 31일 현재 총 20개 단위 및 정당)


[후속보도자료]퀴어집회반대행진긴급기자회견.hwp



차별과 혐오 없는 전주퀴어문화축제에

함께 해주세요.

전주시기독교연합회는 4월 1일 부활절에 연합 예배를 진행하고 전주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는 행진을 예고했습니다. 전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전주시기독교연합회의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에 반대합니다. 또한 평등과 차별해소를 바라는 시민들과 기독교인 여러분에게 4월 7일에 풍남문광장에서 개최되는 전주퀴어문화축제에 함께 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일부 보도를 보면 전주시기독교연합회는 “동성애자들의 거리행진 행사인 퀴어집회가 전주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행사추진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으며, 퀴어집회 반대 시가행진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동성애 등 차별금지법이 한국교회를 위기를 내몰고 있다’고 말하며 성소수자를 비롯한 차별반대 정책에 적대하는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같은 성소수자와 차별해소 정책에 대한 적대적 입장과 이를 대중적인 행사로 조장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성소수자는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이 사회의 시민이지만, 권리로부터 배제되어 오며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그렇기에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의 축제로서 다양한 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권리와 자긍심을 외쳐왔습니다. 이렇게 존재를 가시화하고 자긍심을 외치는 일에 혐오하고 반대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는 행위입니다.

차별로 인해 성소수자들이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채 살아가며 이러한 삶속에서 비성소수자보다 더 많은 아픔을 겪고 있음이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드러나고 있습니다. 연구결과에 근거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존엄함은 찬반으로 대상이 아니며 합의의 영역이 될 수 없습니다. 어떤 성별의 사람을 사랑하든, 자신의 성별이 무엇이라고 느끼고 표현하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사실에 예외나 유예는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직위는 차별과 혐오의 조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넘어 자긍심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4월 7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전라북도 내에서 성소수자들의 존엄과 자긍심이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조직위는 다양한 소수자의 특색이 빛나고 연대하는 축제를 지향할 것입니다. 성정체성, 성지향성, 성별, 지역, 피부색, 나이 등을 이유로 자행되는 부당한 차별과 폭력에 즐겁게 저항하는 축제를 만들 것입니다. 약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것을 지양하며 전북권의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타 지역 성소수자와 여성, 장애인,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모두가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한 축제를 꾸려 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소수자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평등 사회를 지향하는 축제에 함께하고자 하는 전북도민, 전주시민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연대를 요청합니다. 또한 퀴어문화축제를 존중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기독교인들의 많은 응원과 지지 그리고 연대를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4.1.

전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첨부1] 이한결 공동조직위원장 발언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공동조직위원장이자, 전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성소수자 당사자인 이한결, 봉레오입니다.

어제는 3월 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이었습니다. 네, 저는 트랜스젠더입니다. 어제는 정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남들에게는 다른 주와 똑같은 토요일이었을지 몰라도, 저에게는 달랐습니다. 현실이 크게 다르지 않아도,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하니 괜히 뿌듯하고,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하루나마, 오늘은 숨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다음날인 4월 1일 오늘, 저는 또 제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와 달리 뿌듯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습니다. 마치 제 자신을 드러냈던 어제가 만우절 거짓말이라도 된 양, 저를, 제 친구들의 존재를 숨기고 살아가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드러내지 말고, 부정하며 살아갈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퀴어문화축제는 퀴어라는 이름 하에 모인 사람들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모든 이들을 위한 가시화의 날입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이 가시화를 시도하는 것은 무모하다 싶을 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너무 좁고, 서로가 잘 아는 세계니까요.

그렇기에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의 존재를 부정하고, 저희의 자긍심을 세상에 없어야 할 것 취급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께서 막고자 하시는 것은 단순히 축제 하나가 아닙니다. 개인의 정체성이고, 개인의 인권이며, 그 개인이 모인 집단과 다른 집단들의 소중한 연대 의식입니다. 또한, 여러분께서 저희를 부정하기에, 모두가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그날, 누군가는 스스로를 가장 숨겨야만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사람을 벽장 속으로 밀어넣지 않아 주시길, 같은 시민으로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