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문]
미원상사 벤젠 배출, 주민은 아무것도 몰랐다!
전라북도는 발암물질에 대한
주민 안전 대책 마련하라!
1,000명이 넘는 국민이 목숨을 잃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전북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미원상사는 가습기살균제 유독 성분을 치약업계에 납품해왔고, 자사 봉동 공장에서는 매년 4톤~14톤에 달하는 벤젠을 공기 중에 배출하고 있다. 시민․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치약을 썼고, 공단에서 일해 왔다. 여기에 정부, 지자체의 대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9월 27일, 아모레퍼시픽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되어 식약처가 긴급 회수 조치에 나섰다. 며칠 뒤, 부광제약 등 다른 업체 제품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되어 총 149개 치약을 판매 중단 조치되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원료를 납품받은 업체는 미원상사였다.
이뿐만 아니다. 미원상사는 봉동으로 공장을 이전한 2005년부터 최근까지 단 한 번도 전라북도 벤젠 배출량 1등을 놓치지 않았고, 10년 동안 배출한 벤젠은 65톤에 달한다. 같은 부지에 위치한 계열사 미원스페셜티케미칼 역시 완주에서 가장 많은 화학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미원상사1, 2공장, 스페셜티케미칼의 폐기물 이동량을 합산하면 전북 최대이다.
환경부가 415종 화학물질에 대해 기업의 보고를 취합해서 공개하는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정보시스템」에 의하면 2014년 전라북도 소재 사업장에서 사용된 발암물질은 총 26종, 2,205톤이고 이 중 대기 중으로 배출된 량은 386톤에 달한다.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된 1급 발암물질(국제암연구소IARC 기준)도 7종, 총 10톤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었다. 그 중 반절에 가까운 양인 4.8톤을 미원상사가 배출하는 것이다.
미원상사는 2013년에도 톨루엔 폭발로 노동자 1명이 사망한 화학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원인은 시설 미비였다. 다른 기업들에서 1급 발암물질 배출량이 감소할 때도, 미원상사는 꾸준히 벤젠을 배출해 지금은 다른 기업과도 압도적인 차이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원상사․미원스페셜티케미칼은 합산 년 매출이 4,000억 원이 넘는 중견기업임에도 유독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의 노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대기 중 배출 가스는 지자체에서 측정 및 감독하고 있지만, 년 1~2회에 측정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결과는 공개되지 않는다.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은 공장이 배출하는 유독물질 정보를 제공받은 적 없다. 유독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공단 인근 노동자․주민들의 건강피해에 대해서도 검진 및 예방 대책은 전무하다. 유독물질 배출 저감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바 없다.
전라북도에서 고독성 물질 배출 사업장의 반경 1마일 내 거주 주민은 21만 명으로 전체 도민의 1/10이 넘는 실정이다. 미원상사 인근에서도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수 천 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고, 봉서초․중학교 및 주거단지가 위치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가습기살균제, 불산 누출 등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피해는 시민의 알권리 보장과 안전 대책 마련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다. 전라북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군산OCI 폭발, 미원상사 톨루엔 폭발 및 벤젠 배출까지 전라북도에서도 화학물질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전라북도는 전북도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는 미원상사와 전라북도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미원상사는 제조 제품, 사용 원료를 공개하고 즉각 벤젠 저감 대책을 수립하라.
전라북도는 미원상사 배출 가스 특별 점검에 나서라.
전라북도는 산업단지 배출가스 측정 현황 및 결과를 주민들에게 제공하라.
전라북도는 산업단지 노동자․주민의 건강진단 및 안전 대책을 수립하라.
전라북도는 유독 가스 배출 대책 수립 위한 민관 협의에 나서라.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사용금지 물질을 판매하고, 발암물질을 내뿜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다. 이를 방치한다면 제2, 제3의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전라북도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나서는 이유이다. 우리는 화학물질로부터 전북도민의 안전과 알권리 확보를 위해 감시와 행동의 끈을 늦추지 않을 것이다.
2016년 10월 20일
발암물질 안전 대책 촉구 전북노동시민사회단체
161020[기자회견문]미원상사 발암물질 대책 마련 촉구.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