쇳조각을 품은 한빛원전의 가동과

안전을 도외시하는 ‘관막음율’ 상향 시도를 규탄한다.

 


핵발전소가 사고가 없으면 방사능 유출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일상적인 핵발전소 운영과정에서도 방사능이 조금씩 유출된다(예를 들면, 2014.9.1.~11.30 동안 한빛원전 환경안전감시센터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37Cs가 토양시료의 경우 주사무실에서 2.18±0.0935 Bq/kg-dry 검출되었고, 해수 배수구 지점에서 0.00161±0.000174 Bq/L 검출되었다). 기준치 이내여서 괜찮다고 한수원은 말하지만, 저선량 방사선도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의학적으로 판명된 사실이다.


방사능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 증기발생기이다. 핵발전소의 증기발생기에는 한 대당 8,214개의 직경 2센티미터, 약 30미터 길이의 가느다란 세관이 촘촘히 박혀있다. 핵연료를 돌아나온 1차 냉각재는 150기압, 320℃의 고온고압 상태다. 증기발생기 세관들은 이런 열악환 환경을 1밀리미터의 두께로 견디면서 열을 전달해야 하는데, 만약에 증기발생기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이곳으로 방사능이 유출될 뿐만 아니라, 냉각재의 유출로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대형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증기발생기 안에서 쇳조각이 85개나 발견되었다. 바로 한빛원전(영광원전) 3호기이다.


한빛3호기 증기발생기 내부에 쇳조각이 유입된 것은 지난 1999년이다. 이물질 차단을 위해 설치된 금속망이 깨져 들어간 것이다. 2000년에 이 사실을 확인했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이물질을 제거하지 못한다고 하며 계속 운전을 해왔다. 그러다가 작년 10월 16일 증기발생기에서 누설징후가 보이자 가동을 중단하고 올해 1월 증기발생기 이물질 검사에 착수하여 2월 25일 검사결과를 보고하였다. 결과는 증기발생기에서 쇳조각 85개를 발견하여 51개를 제거했으나 34개는 제거하지 못했으며, 그럼에도 최소 8.7년은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수원의 예측과 달리 이 쇳조각이 증기발생기로 유입되는 급수의 강한 흐름을 따라 세관에 균열을 만든다면 앞서 말한 방사능 유출로 이어진다. 주민들이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수원은 2월 17일 한빛3,4호기의 증기발생기 관막음율 허용기준치를 8%에서 18%로 상향해줄 것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원안위에 제출했다. 증기발생기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증기발생기 세관의 안전성은 매우 중요하며 균열이 감지되면 세관 자체를 막아버린다(이를 관막음이라 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계속 관막음을 하지 않고, 8%로 관막음율에 제한을 두고 있다. 왜냐하면 세관을 많이 막아버리면 정상적인 다른 세관의 안전성에 영향을 끼쳐 또 다른 안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에 한수원이 요청한 대로 관막음율을 18%로 올리게 되면 전체 기기의 안전성을 해치는 것이 된다. 안전여유도를 줄이게 된다.


이번 관막음율 상향신청은 증기발생기의 구조적 결함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한 것임과 동시에 기술적 노력을 포기하고 원전의 안전을 숫자놀음으로 눈속임하겠다는 꼼수에 다름 아니다. 2018년과 2019년으로 예정된 3,4호기의 증기발생기 교체시기까지 원전을 가동하기 위해 부리는 꼼수인 것이다.


기준치는 안전의 잣대이다. 고무줄 늘리듯 늘였다 줄였다 할 대상 또한 아니다. 이번 관막음율 허용치 상향신청은 ‘무법자적 행위’이다.


핵발전소 운영과 관리의 첫째 목표는 ‘안전’이라고 한수원은 말해왔다. 하지만 어떤 문제가 생기면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에 대해서는 듣지도 않고 재가동만 말하고 있다.


원안위는 원전의 안전과 운영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기관이다. 원안위가 쇳조각 제거 없이 한빛3호기 재가동을 승인하고 3,4호기의 증기발생기 관막음율 상향신청을 승인한다면 한수원의 ‘승인 파트너’임을 자인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영광 한빛 원전의 안전한 운영은 전북 도민의 안전과 직결된다. 우리는 쇳조각 제거 없는 재가동과 관막음율 기준치 상향 승인을 반대한다. 또한 원전 주변에 거주하는 전남 영광과 전북 고창 주민들이 한빛원전 3·4호기 안전성 확보를 위해 벌이는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한빛 3·4호기 증기발생기 세관 관막음률 상향 신청을 반려하라는 투쟁에 함께할 것이다.



2015. 4. 2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20150402한빛원전증기발생기쇳조각과관막음율상향시도규탄성명서.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