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CNG연료 공급 업체 전북도시가스(주)는 작년 5월부터 현재까지 연료비를 체납해온 신성여객에 대해 1월 7일부터 연료공급을 중단했다. 신성여객의 현재까지 체납액은 13억 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버스운행이 중단되는 상황에 직면해서야 부랴부랴 가스 공급을 호소하며 또다시 땜빵 처방에만 골몰하고 있다.

공영제운동본부는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전주 시내버스 업체의 경영 악화를 지적하며, 이로 인해 버스운행의 안정성이 침해받을 위험이 높다고 우려해왔다. 특히 신성여객은 5개 시내버스업체 중 자본잠식이 가장 심한 업체(2012년 기준 자본총계 –88억 원)로 지금 당장 부도가 난다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버스업체의 경영악화는 저상버스 보조금 유용, 안전부품 제거, 노후버스 운행 등 전주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해치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1월 7일에는 결국 가스 공급이 중단돼 시민들이 엄동설한에 발만 동동 구르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한계상황에 내몰린 신성여객은 버스노동자들의 급여마저 상습적으로 체불하고 있다. 신성여객은 임금을 분납해서 지급하고, 11월 임금을 12월 29일에야 지급하는 등 버스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조건을 박탈하고 있다. 임금체불로 당장의 생계를 마련하기 어려워진 버스노동자들은 아르바이트에 나설 수밖에 없어 시내버스 운행의 안정성․안전성이 모두 위협받고 있고, 그 피해는 시민․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5조는 2개년 연속 전액자본잠식 업체의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전주시의 상황은 해당 법조항이 만들어진 이유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전액자본잠식 업체가 버스운행을 계속할 경우 연료비 체납, 임금체불로 시민들은 버스운행이 중단될까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전주시는 언제까지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할 것인가? 현재 상황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다. 버스 업체의 경영악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전주시는 지금까지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보조금만 늘리며 언 발에 오줌누기 식 대응을 할 뿐이었다.

전주시는 지금 당장 시내버스 업체의 부도에 대비해야 한다. 그 유일한 대안은 전주시가 직접 시내버스 인수 및 운행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미 인천, 과천, 제주, 서귀포 등 여러 지자체에서 공영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특히 인천교통공사 소속 버스는 전 차량 차령이 5년 미만으로 1일 대당 635명(2013년, 전주 300여 명)을 수송할 정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공사의 투명경영으로 운송원가를 서울에 비해 30% 절감(2012년 대당 운송원가 서울 : 547,063, 인천 : 381,371)하기도 했다. 공영버스는 현재 전주시가 직면한 각종 시내버스 문제의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해법이다.

그동안 버스업체들은 회계분식을 바탕으로 제공받은 여신과 지자체 보조금으로 상황을 모면해왔다. 하지만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자기자본은 한 푼도 없이 순수 부채만 100억이 넘는 업체가 회생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금감원은 전주시내버스업체에 여신을 제공해왔던 금융기관에 대한 점검을 시행해, 회계분식을 일삼는 버스업체에 여신제공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의를 주기도 했다. 이제 신성여객이 자금을 조달할 방법은 제2, 3금융권 혹은 사채 밖에 없는 상황인데, 공공재인 시내버스가 이런 막장경영에 맡겨져 있는 것이 참담할 뿐이다.

구시대적인 경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버스업체들은 불투명․불합리․탈법의 세계에서 벗어나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전주시는 이를 견인․감독할 책임이 있다. 시내버스를 안정적으로 운행할 능력이 없는 버스업체는 사업을 포기하라. 그리고 전주시는 신성여객의 부도 가능성에 대비하고, 공영버스 운행의 물적․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라. 곪은 종기를 도려내는 일에는 아픔이 따른다. 하지만 아픔을 참고 크게 번지기 전에 도려내는 것이 옳은 치법이다.

[첨부] 신성여객 CNG가스 공급중단 안내문

2015. 1. 8

전주시내버스완전공영제실현운동본부



0108[성명]전주시는 버스업체 부도 대비하고, 교통공사 설립하라!.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