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보수세력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종북메카시즘과 혐오의 선동을 중단하라!
- 익산지역 통일 토크콘서트 테러 사건에 대한 성명 -
1. 발생해서는 안될 사건이 발생했다.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이었던 어제(10일) 저녁 7시, 익산 신동성당에서 열린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의 저자 신은미씨와 황선씨의 토크콘서트 도중 행사에 참석한 청중이 화학물질을 터뜨려 참여자들이 대피하고 일부 참가자는 화상을 입는 경악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겪으며 무엇보다도 먼저 부상당한 분들과 현장에 있던 시민들이 받으셨을 충격과 공포를 위로를 전한다.
2. 해당 행사는 북한을 다녀온 직접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통일을 모색할지를 함께 고민하는 토크콘서트였다. 주최 측과 참석자들 역시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책의 필자를 초청한 토크콘서트가 문제가 될 내용이 아니었기에 원만히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보수언론의 종북몰이와 그에 호응한 보수세력의 위협 이후에 원광대 측이 행사 승인을 취소하며 급작스럽게 장소가 변경되고 변경된 행사장 밖에서도 보수단체들이 거센 항의를 하는 상황을 보면서 참담함을 느꼈다. 이러한 와중에 당시 가해자는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했냐?’는 혐오감이 담긴 뉘앙스의 질문을 하고 화학물질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적으로 행사가 진행되던 와중에 이 같은 범죄가 발생한 점, 게다가 종교시설인 성당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결코 가해자 한명의 악의성만이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정권의 무능함과 부도덕함을 덮기 위해 종북매카시즘을 조장하는 보수 언론과 이를 바탕으로 혐오의 정치를 선동하는 보수 세력이 가장 큰 문제다.
3. 종북을 기준으로 이른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사회 분위기가 날이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다. 보수세력은 반공이데올로기가 팽배한 한국사회 내에 북한을 혐오대상으로 계속 등장시키고 있고 보수언론은 이에 발맞춰 자신들의 위기 때마다 이러한 혐오를 종북몰이를 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했던 토크쇼도 남북대결을 지양하고 상생과 통일을 고민해보자는 토크쇼지만 보수언론은 ‘종북토크쇼’라고 몰아붙였다. 이처럼 북한에 대한 사고와 발언은 금기시되고 혐오의 대상이 되며 인간의 기본권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마저 위축되고 있다. 이제는 정부가 강요하는 관점을 거부하거나 정부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라면 ‘너도 종북이냐’고 몰아세우며 종북딱지를 붙이는 매카시즘이 횡행하고 있다.
4. 한편으로 우리는 혐오에 기반을 둔 종북매카시즘이 성소수자,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협하는 소수자혐오와 결합하고 있음에 심각함을 느낀다. 종북매카시즘과 결합한 혐오는 ‘소수자들을 옹호하는 것은 북한을 이롭게 한다’는 방향으로까지 변이하고 있다. ‘성소수자를 옹호해 군 기강을 흐트러뜨려 안보를 위협하는 종북게이’, ‘외국인 노동자지원 단체는 국가 정체성을 없애려는 종북세력’이란 말로 표상되는 혐오의 정치로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5. 이 같은 사회 흐름 속에서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위협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무고한 민중들을 학살한 서북청년단이 다시 준동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운동을 조롱하고, 성소수자 혐오 세력이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무산시키려 하는 것이 그 사례다. 어제 있었던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종북과 혐오를 자유자재로 결합하며 낙인찍고 위협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선동하는 혐오의 정치가 만연한 결과다. 신동성당에서 발생핬 사건 역시 같은 맥락에 있는 혐오 범죄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같은 혐오의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길도 아니거니와 지금껏 어렵게 쌓아올린 인권과 민주주의마저 후퇴시킬 뿐이다.
6. 나아가 우리는 이번 사건이 종북몰이와 혐오로 인해 여러 행사들에서 발생했던 폭력 사건들에 경찰과 검찰이 미온적인 대처를 하면서 발생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사건들은 평화롭게 진행해야 할 행사를 무너뜨린 업무방해죄 등에 해당되는 범죄행위이지만 그 동안 엄정한 법집행은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법 당국은 공권력의 행사가 대부분 무고한 시민들과 노동자들을 향해서만 행해졌던 풍토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7. 우리는 종북메카시즘과 혐오를 부추기는 보수언론과 보수세력는 위협적인 보도와 행동을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사법 당국 역시 이번 사건의 중대함을 명심하여 면밀한 조사와 함께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사회적 약자들과 소수자들을 공격하라는 혐오의 선동을 바라보고만 있지 않을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아울러 우리는 양심적인 민주시민들과 시민사회운동과 함께 종북매카시즘과 혐오에 맞서 더욱 견고한 연대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끝
2014. 12. 11. 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성명]종북매카시즘선동중단141211.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