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주 시내버스에 필요한 것은


타협이 아닌 혁신이다!



지난 4월 30일, 신성여객 진기승 열사의 투신 이후 장기간 버스노동자들의 파업이 진행되면서 시내버스 현장에 곪아있는 숱한 문제가 함께 밝혀졌다.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까지 내 몬 전주 시내버스 업체의 막장 경영에 많은 시민, 노동자들이 함께 분노했고 시내버스 문제를 더 이상 이렇게 둬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후보자 시절 ‘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사회적 여론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용어부터 잘못됐다. 부정과 불의는 타협이 아니라 바로잡고 혁신해야할 대상이다. 전주시내버스 모든 업체가 수 년간 보조금 유용을 저질러 왔음이 밝혀졌고, 불투명한 회계․안전을 내팽개친 노후버스 운행․안전부품 제거 등 전주 시내버스에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잘못된 길과 올바른 길 사이에서 중간을 택하는 타협이라면 이는 부정과 불의의 편을 들어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공영제운동본부는 시내버스 위원회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의견은 한결같이 ‘혁신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수렴했다. 우리는 시내버스의 곪은 속살을 도려내고 시민이 행복한 버스를 만들자는 시민들의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전주시에 요구하는 바이다.(구성안 별첨자료 참조)


첫째, 혁신위원회는 제도와 정책을 결정하는 위원회여야 한다. 구색 맞추기 식으로 각계 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은 혁신위원회를 여론수렴 위원회로 전락시키는 길이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공청회 등의 방법으로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 혁신위원회는 두루뭉술한 ‘대타협’을 내세울 게 아니라 시내버스 ‘혁신’의 구체적 목표를 명시하고 출범해야 한다.


둘째, 혁신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행정 및 버스 운행 현장에 반영할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전주 시내버스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숱하게 제출됐었고, 현실성도 검증받았지만 정작 행정의 의지박약으로 시행되지 못해왔다. 이미 전주시는 전주시대중교통협의회와 같은 민관협의기구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내버스와 관련한 많은 논의를 진행하지만, 그 내용이 전주시 행정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번 혁신위원회도 결정된 내용을 현장에 강제하는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그동안 전주시가 반복해온 전시행정을 되풀이하게 될 뿐이다.


셋째, 혁신위원회는 핵심 당사자를 중심으로 구성하되, 위원 구성의 중립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혁신위원회 논의의 결과물은 시내버스 운행과 관련된 내용일 수밖에 없다. 논의가 공회전하지 않고 결정 즉시 반영되기 위해서는, 전주시․회사․노동조합 세 핵심 당사자가 위원회 구성의 중심축이 되어야 한다. 또한 시내버스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버스업체․한국노총에 편향해 위원회가 구성된다면, 그 동안 전주 시내버스에서 빚어진 파국적 노사 관계를 위원회에서 재연하게 만들 뿐이다.


혁신위원회에 이상의 기본원칙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취지만 그럴싸한 속빈강정 위원회가 될 것이다. 그 선례가 바로 이번 주에 올해 첫 회의가 열리는 재정지원위원회이다. 재정지원을 투명하게 만들겠다며 구성된 재정지원위원회는 버스업체의 경영투명성은 확보하지 못한 채 생색만 내고 있다. 심지어 2013년 재정지원위원회에서는 버스업체가 불법을 저질러 입은 손실도 시민들의 세금으로 보전하기로 결정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시내버스 혁신위원회는 재정지원위원회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 전주시가 혁신위원회를 적당히 구색맞추기식으로 접근한다면, 제2의 재정지원위원회로 귀결될 뿐이다.


지난 진기승 열사 투쟁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은 시내버스 혁신 요구가 담긴 시민 6000여 명의 서명 용지를 김승수 전주시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전주시는 시내버스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열망을 겸허히 경청하고 시정에 반영하라. 전주 시내버스 문제는 전주 민심의 향방을 좌우하는 방향타이다.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보여주기 용․치적 쌓기 용 위원회를 구성한다면 민심은 이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 운동본부 또한 시내버스 혁신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



● 시내버스에 필요한 것은 혁신이다! 혁신위원회 구성하라!


● 의견 수렴은 충분하다! 이제는 혁신이다! 혁신위원회 구성하라!


● 재정지원위원회 보조금 퍼주기가 버스 혁신 막고 있다! 경영투명성 확보하라!



2014. 11. 11


전주시내버스완전공영제실현운동본부




1111 기자회견문.hwp    1111 전주시제안.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