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평등하게 결혼할 권리, 전북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 동성부부 혼인신고 접수한 라라·하토를 응원한다 -
지난 8월 1일, 라라와 하토(가명) 두 사람이 전주시 완산구청에서 동성부부로서 혼인을 신고했다. 두 사람은 ‘불수리’라는 답이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혼인을 신고했다. 현장에 모인 증인과 연대자들은 두 사람의 혼인이 ‘불수리’로나마 처분되었다는 소식에 축하와 격려를 보냈다. 우리는 머지 않아 ‘불수리’가 아닌 ‘수리’라는 결과에 더 큰 축하의 박수를 보낼 수 있기 바란다.
라라와 하토 두 사람은 2023년 혼인했다. 미국 법으로 이미 부부인 두 사람은, 태어나고 자라 온 한국 법으로는 부부가 되지 못했다. 민법 상 동성 간 혼인 금지에 대한 명시적 조항이 없으나, 관습적 차별로 인해 동성부부의 혼인신고가 불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동성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더라도 법적으로는 친한 타인과 다르지 않은 실정이다.
전북 지역에도 성별과 성적 지향이 다양한 성소수자 도민들이 함께 살고 있다. 평등은 국회나 법원 뿐만이 아닌, 성소수자 도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부터 실현되어야 한다. 일본에서는 도쿄도 시부야구를 시작으로 현재 530여개가 넘는 지방자치단체가 동성 파트너십 제도를 도입했다. 동성혼이 법제화된 미국과 대만 역시 일부 주나 시에서 시행한 동성 파트너십 제도가 전국적인 혼인 평등 논의를 촉발하는 단초가 되었다.
라라와 하토 두 사람의 혼인신고가 지역사회 내 변화의 바람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역시 전북에서 살아가는 모든 성소수자 시민들이 자신답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대할 것이다.
2025. 8. 4.
전북평화와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