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윤석열 대통령은 인권의 기준에 부합하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임명하라!
-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장 후보 중 2명 자격 없는 후보들 추천.
- 윤석열 대통령, 국내외 인권기준을 준수할 수 있는 후보를 위원장으로 지명해야.
국가인권위원장의 교체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다가오는 9월 현 국가인권위 위원장의 임기가 종료됨에 따라 신임 위원장의 지명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7월 23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위원장 후보 중 5명(김진숙, 김태훈, 안창호, 정상환, 한상희-자진사퇴)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여 지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현재 인권위는 여당과 대통령이 선출하고 지명한 김용원, 이충상 상임위원의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언행과 행보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임 위원장 임명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과 국제인권법이 명시한 인간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인권정책 추진과 인권침해 피해자 구제를 총괄하는 국가기관이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는 대통령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인권증진의 과제를 제시하고 권고와 입장 표명을 적극 시행할 의무가 있다. 또한 인권위는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과 아시아태평양 국가인권기구 포럼의 구성원인 상황에서 국제인권규범을 준수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행되도록 할 책임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원장은 이러한 책임을 맡기 위해 인권침해를 비롯해 불평등과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겪는 다양한 시민들의 기본권을 옹호하는 인권감수성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자격 없는 후보들이 추천이 되면서 인권위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김태훈 후보자는 ‘한반도 인권과 평화를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의 회장을 역임했다. 김태훈 후보가 회장이던 시기 한변은 정부의 4·3 사건진상조사보고서를 폄훼하고 4·3평화기념관 전시금지 소송 등을 진행했다. 제주 4·3과 관련하여 왜곡된 입장을 고수하며 인권과 민주사회를 추구하는 4·3 특별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활동에 참여한 것이다. 또한 안창호 후보자는 ‘복음적 가치를 구현하고 복음수호법률사역을 행하는 복음법률가회(복음법률가회)’의 창립과 공동대표를 맡았는데, 복음법률가회는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하는 단체들과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인권위가 2007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을 뿐 아니라 21대 국회에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의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창호 후보는 인권위의 방향과 정반대되는 인물이다. 이렇듯 대통령에게 추천된 후보자들 중 2명은 자격이 없는 후보라는 점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에 지난 7월 30일 96개 전국의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두 명의 후보자에 대한 문제제기와 인권감수성과 경험을 가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임명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까지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아시아 지역 19개 인권단체는 공동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제인권기준을 준수할 수 있는 차기 국가위원장을 선출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또한 지난달 29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차석대표 역시 ‘인권위의 독립성을 지켜나갈 인사를 선택해달라’는 취지의 특별 서한을 윤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국내 인권·시민사회만이 아니라 국제인권사회조차 입장을 전달하는 것은 한 때 인권기구의 국제적인 모범이기도 했던 인권위가 오늘날 심각한 상황에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더 이상 이러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윤석열 대통령에게 촉구한다. 윤 대통령은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을 비롯해 국제인권기구들의 비판과 우려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인권위원장으로 자격이 없는 후보를 지명한다면 인권위원회는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도 인권에 대해 더 이상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더욱이 향후 전북을 비롯해 광역지자체 지역까지 지역인권사무소 설치가 확대되고 인권정책이 지역 곳곳에 더욱 뿌리 내리기 위해서라도 신임 인권위원장 선임은 중요한 문제다. 윤 대통령은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들어 국가인권위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국내외 인권기준을 준수할 수 있는 후보를 위원장으로 지명해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전북지역을 비롯해 전국의 인권·시민사회와 연대해 인권위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인권기구로서 경로이탈을 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싸울 것이다.
2024. 8. 8.
전북평화와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