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의 전북인권사무소 공약, 주객전도의 공약(空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전주시을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가 선거자료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 전북사무소 설치’ 공약을 밝혔다. 국가인권기구의 지역사무소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문제점은 아니다. 그러나 주객전도된 공약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현재 두 명의 상임 인권위원들이 비상식적이고 반인권적인 사건들을 일으키며 국가인권위가 경로이탈의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태를 일으키는 이들은 국민의힘 추천으로 국회에서 선출된 이충상 위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김용원 위원이다.

두 상임위원은 임기 초부터 인권위원으로서의 자질과 책임, 인권의식과 감수성이 없음을 드러냈다. 최근 들어서 이들은 더욱 노골적으로 인권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인권위의 운영원칙을 거스르며,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결정을 강행하고 인권침해 구제기능을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들, 성소수자들을 비하하고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과 행태는 일상이 되었다.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성명에 반대하며 ‘이런 성명을 내면 인권위가 축소될 수 있다’는 인권위 독립성을 위협하는 망발도 서슴없이 꺼냈다.

두 위원은 공직자로서의 자격조차 갖추지 않고 있다. 김용원 위원은 회의석상에서 인권위 직원들을 향해 ‘OO 따위’라는 모욕적인 언어를 내뱉고 있다. 이충상 위원도 송두환 인권위원장을 향해 ‘73살에 위원장을 맡는 게 문제’라는 인격비하를 했다. 게다가 군 인권보호관도 겸하는 김 위원은 군 사망사건 유가족과 활동가를 황당한 사유로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참담한 일까지 벌였다. 이토록 무자격자인 두 상임위원이 벌이는 사태에 동조하는 일부 인권위원들로 인해 인권위의 상황은 국제적인 우려까지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전북인권사무소를 설치하더라도 현 인권위의 상황에서 인권사무소가 지역주민들의 인권 보호와 증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길 기대하기 어렵다. 여당인 정운천 후보가 인권위 전북사무소를 유치하겠다는 말 자체가 주객전도고, 선심성 공약(空約)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직자 자격도 없이 인권위의 총체적 난국으로 몰고 가는 이들에게 위원직을 맡긴 여당의 후보로서 반성과 책임부터 먼저 제시해야 한다.

2024. 4. 2.

전북평화와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