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북민주언론연합 활동가에 대한 비위 언론인의 사실적시 명예훼손 고소는 부당하다
-시민사회 활동가의 정당한 비판에 대한 고소, 시민사회 활동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
지난 2018년 ‘김영란법’ 및 공갈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언론사 전 대표 A씨가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전북민언련)의 활동가를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소한 일이 최근 알려졌다. 전북민언련 활동가가 페이스북에 A씨의 언론사 임명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게시하여 명예훼손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의 정당한 활동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당한 일이다.
A씨는 2017년 다수의 사업체를 방문하여 후원금 또는 광고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5,96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도내 한 일간지는 A씨를 지역주재로 임명하는 문제를 일으켰다. 전북민언련은 이러한 사안을 비롯해 비위로 처벌받은 A씨가 일간지로 복귀함에도 전북기자협회가 아무 대응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지는 각계의 비판과 문제제기에 의해 A씨는 일간지 지역주재를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시간이 지나 전북민언련 활동가의 비판을 트집 잡아 고소하는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는 공익적 목적으로 자본과 국가권력, 사회구조에 대한 감시와 비판의 역할을 정체성으로 가지고 있다. 언론감시단체인 전북민언련과 활동가들이 언론의 공정성과 시민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A씨와 같은 인물을 비판하는 일은 당연하고 정당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북민언련 활동가는 언론 감시활동의 내용을 개인 SNS에 게시했다는 이유로 A씨로부터 고소를 당했고 경찰 출석조사를 받게 되었다. A씨는 일간지 지역주재를 사직한 이후에도 인터넷 매체의 전북본부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현의 자유’를 존립근거로 하는 언론사의 지역본부 대표를 맡고 있다는 A씨가 비판을 이유로 시민단체 활동가를 고소한 것은 언론인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밝히는 것과 다름없다.
이번 사건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또는 비범죄화를 위해 형법 제307조 개정이 왜 필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 기간 인권·시민사회운동은 명예훼손죄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는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 명예훼손죄는 시민들이 부당한 사안에 대해 알리고 비판하는 행위를 억압하는데 이용되었고, 공론의 장을 위축시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2015년 UN 자유권위원회가 대한민국 심사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할 것을 권고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전북도내 한 일간지와 대주주인 기업이 지역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취하하는 문제 등을 돌아보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할 사회적 과제다.
전북민언련 활동가에 대한 A씨의 고소는 취하되어야 하며, 경찰은 해당사안에 대한 수사를 중단해야 마땅하다. 우리는 인권단체로서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의 정당한 활동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도록 이 문제에 계속 연대할 것이다.
2023. 10. 25.
전북평화와인권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