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도 자 료>

졸속적인 전북교육청 교육인권조례
제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


<일 정>

2023년 2월 27일 오전 11시, 전북교육청 브리핑실


<주최 단위>

전북교육개혁과교육자치를위한시민연대, 성평등한청소년인권실현을위한전북시민연대(가), 성평등활동기획단바스락,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의당전북도당

<기자회견문>

졸속적인 전북교육청 교육인권조례 제정을 중단하라!

전라북도교육청은 2월 20일 「전라북도교육청 교육 인권 증진 기본 조례안(전북교육청 교육인권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전북교육청은 현재 전북학생인권조례만 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전북교육인권센터를 설립하여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인권을 상호 존중할 수 있도록 조례제정의 목적으로 밝혔다. 모든 교육주체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며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의 교육인권조례안의 내용은 각 교육주체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자치규범으로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전북교육청이 졸속적인 전북교육인권조례 제정을 중단하고 제대로 된 권리 보장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인권은 모든 주체들이 보장받아야 하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모두에게 생득적인 권리로서 보장되어야함에도 역사적·사회적으로 소수자들의 인권은 차별과 억압받은 역사가 있다. 이러한 역사적 흐름 안에 인권보장의 규범이 교육체계 내에서 학생인권조례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현행 교육관련 법령에서는 학생인권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의 내용이 빠진 채 추상적 선언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학생인권보장의 국가 단위의 입법 및 행정의 공백과 어려움을 교육자치법규를 통해 보완하고자 했던 사회적 노력이 바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었다. 또한 학생 외 교육청 소속의 교직원을 비롯한 각각의 노동자들마다 처한 고용관계와 사회적 신분에 따라 보장받아야 하는 인권도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조건과 환경은 고려하지 않은 채, ‘교육 인권’에 대한 구성원과 사회적 논의도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모든 교육주체들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은 교육인권조례안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조례제정을 강행한다면 졸속 제정이 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교육인권조례안의 인권보장 범위와 절차에도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가령 교육인권조례안 제2조(정의)에서는 ‘교직원’을 학교에 근무하는 교원과 직원으로 한정하여, 학교 외의 기관에서 근무하는 교직원에 대한 인권 보장은 누락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교육인권조례안 제24조(구제신청 및 조치) 등에서는 교원의 교육활동의 침해행위로 인한 피해도 구제신청과 그에 따른 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점도 짚을 수밖에 없다. 교직원의 다양한 권리와 권한 중에서 교육활동 침해를 별도로 분리하여 인권침해로 규범화하는 것은 통념적으로 교권(敎勸)이 ‘교사의 가르칠 권리’로 이해되고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판례 등을 참고하면 교원의 교육활동은 헌법적 권리가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이라는 헌법상의 기본권으로부터 유래된 직무상의 권한이다. 따라서 교육활동의 권한은 인권의 범주에서 다루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교육인권조례안이 아닌 현재 제정되어 있는 교육활동보호특별법과 전북교육활동보호조례를 보완하고 제도를 정비하여 교원의 권한을 보장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와 달리 교원 외 행정직·공무직 등 노동자들의 인권이나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없다. 이런 점에서 교원 이외의 노동자들의 권리는 주변화 할 수 있다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학생인권교육센터 규모를 그대로 둔 채 교육인권조례안대로 교육인권센터로 전환하고 전북학생인권조례의 주요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이 조례안에 담겨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교육인권조례안은 학생인권보장 정책의 퇴보와 인권보장체계의 부실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마치 윤석열 정부가 현재 성평등이 충분히 실현되고 구조적 성차별이 없어졌으니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서 새로운 젠더 정책을 만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인권보장 정책과 배치되는 독소조항이 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일례로 교육인권조례안 제7조(인권 모니터링)와 제8조(인권교육)의 내용은 해당 업무의 민간위탁을 가능하도록 열어두거나 교육감의 책임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인권 모니터링과 인권교육 역시 교육과정의 한 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교육감의 책임은 약화하고 민간위탁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게다가 지자체장의 인권기구 민간위탁이 파행적으로 진행되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일례로 대전시인권조례에 근거하여 시민의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한 교육, 상담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인권기구인 대전시인권센터가 최근 반인권 단체에 위탁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 시민사회와 관련 기관들의 강력한 비판과 문제제기에도 지자체장에 의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교육인권조례안의 추진 절차도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학생중심 미래교육’이라는 현 전북교육청의 슬로건이 무색하게 2월 10일 교육인권조례안 공청회에는 70여명의 참석자 중 학생이나 청소년은 5명 미만일 정도로 매우 적었으며, 학부모 참여자도 많지 않았다. 게다가 공청회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지역인권정책 담당자, 교직원, 학부모, 인권단체 활동가 등이 제기한 교육인권조례안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었음에도 공청회는 단 일회성 행사로 끝나고 입법예고가 되었다. 과거 전북학생인권조례 제정 당시 권역별 공청회를 진행하고, 학생 토론자 섭외는 물론 학생들의 행사 참여를 위해 공청회를 5시에 시작하는 등 당시의 행정과 비교하면 교육인권조례안 제정 방식은 지극히 관치중심적인 구태의연한 행정이다.

‘모두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말은 반대로 ‘누구의 권리도 제대로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될 수 있다. 교육인권조례안이 바로 그런 문제점을 담고 있다. 서거석 교육감과 전북교육청은 17개 시도교육청 중 전국 최초의 시도라는 허상을 버려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재 시행중인 전북학생인권조례를 비롯한 각 주체들의 권리 보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전북지역 교육주체들의 인권보장을 위한 방안에 대해 수립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졸속적인 전북교육청의 전북교육인권조례 제정을 중단하고 제대로 된 교육주체 권리보장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전북교육청이 교육인권조례 졸속 추진을 강행한다면 전국의 교육·시민사회와 연대해 조례제정이 중단되고 제대로 된 인권보장정책이 수립되도록 투쟁할 것이다.

2023. 2. 27.

졸속적인 전북교육인권조례 제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