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전주 대한방직 철거현장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의 엄정수사와 책임을 촉구한다!
공공의 이익은 사라진 대한방직 부지개발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2022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또 다시 일터에서 노동자가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어제(12.29) 오후 전주의 ㈜자광이 시공 중인 (구)대한방직 부지 철거공사 현장에서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 12월 21일 철거공사를 ‘전주경제비전선포식’으로 포장하며 시작한지 채 열흘도 되지 않아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망한 것이다. 숱한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죽어갔던 한해의 끝자락에 우리 지역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사망 소식에 참담할 뿐이다.
현재 대한방직 부지에 대한 개발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 ㈜자광은 대한방직 부지에 143층 초고층타워를 올리겠다고 지역사회를 현혹하며, 일반 공업 지역인 (구)대한방직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할 것을 지자체에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무엇도 정해지지 않은 부지에 대한 철거공사를 휘황찬란한 이름으로 강행하는 상황에서 노동자의 죽음은 너무나 비통한 사건이다. 경찰과 관계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노동안전실태 점검이 무엇보다 우선이 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번 사건을 통해 지금과 같은 속도전식 개발이 노동자의 안전과 지역사회에 타당한지 근본적으로 되돌아봐야만 한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적했듯이 ㈜자광은 토지의 용도변경에 따른 천문학적 금액의 시세차익 특혜를 노리고 있다. 그것이 전주시의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가려질리 없다. 또한 자금 유동성이 풍부하던 이전과 달리 고금리·유동성 위기 등 최근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자광의 사업 타당성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더구나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붕괴가 경고되고 있는 시점에 과거와 같은 초고층타워 건설을 비롯한 개발 사업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덩치 큰 마천루의 건설과 유지를 위해 탄소 배출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전주시 역시 이 사건을 무겁게 받아 들여야 한다. 시민사회가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 전주 대한방직 부지는 전주시민을 위한 땅이 아닌 사기업이 이익을 갈취하는 판으로 전락했다. 20년 전 도시개발계획 수립 당시 대한방직의 몽니로 사업부지에서 제외되고 공업용지로 남아 막대한 이득을 챙겨갔다. 그 후 매우 적은 자본금에 별다른 실적도 없던 ㈜자광이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도 문제였다. 지역상권 피해, 도시환경 문제 등 심각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더 이상 전주시는 지자체가 적극 나설 필요가 없다는 식의 대책 없는 행정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아무런 명분도 없이 철거공사를 강행하며 한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자광을 규탄하며, 진상규명과 노동자 안전 확보가 확인될 때까지 작업은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경찰과 관계당국은 ㈜자광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 책임 여부를 철저히 진행하라. 마지막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