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10.29 이태원 참사 전북대책위 기자회견>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국가의 사과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합니다.
한해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우리의 마음은 겨울 날씨보다도 차갑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49일이 넘었지만 제대로 된 해결과정과 책임은 어디서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34조 제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는 시민의 생명과 존엄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할 적극적인 예방조치를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10.29 이태원 참사 현장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대책은 세워지지 않았고, 현장의 시민들의 절박하고 긴급한 신고전화에도 불구하고 안전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헌법의 규정처럼 참사에 대한 예방과 시민의 권리 보장의 책임은 국가에게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이들은 뒤로 물러서 있습니다.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차가운 냉소와 혐오의 발언들이 칼이 되어 우리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2차 피해를 예방하고 막기 위한 공적인 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이후 다른 사회를 만들자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다시 참담한 상황을 함께 겪고 있습니다.
어렵게 모인 유가족들은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성역 없는 철저한 책임자 처벌, 참사 피해자들의 소통 보장,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참사 이후부터 지금까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여야합의로 10.29 이태원 참사의 국정조사를 45일간 개최하기로 했으나 파행과 우여곡절 끝에 실질적인 국정조사는 뒤늦게 시작되어 내년 1월 7일이면 끝나게 될 예정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는 국가의 책임이 부재하던 따라서 진정성 있는 국가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국정조사는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인 만큼, 참사의 법적 책임자를 가리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참사가 발생하게 된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성역 없는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참사는 서울 지역에서 발생했지만 전북지역 내에도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으로 여덟 분의 피해자가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있는 유가족들의 마음도 다른 유가족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와 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원회는 국가 책임 인정과 사과,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비롯한 철저한 진상규명. 재발 방지 및 안전 사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함께 모였습니다. 이를 위해 오늘부터 10.29 이태원 참사 전북지역 시민분향소 설치 및 운영을 비롯해 지역사회의 기억과 애도의 추모행동을 참사 100일까지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재발방지와 안전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전북지역 시민 여러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22년 12월 29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 10.29 이태원 참사 전북시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