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전북지역 세무서 직장 내 성적괴롭힘(성희롱)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대처를 촉구한다!


최근 광주지방국세청 산하 전북지역 세무서 공무원의 직장 내 성적괴롭힘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지난 7월 중순경, A세무서의 지서장이 회식자리에서 올해 신규 임용된 여성공무원의 귀가를 막은 채 술자리를 강요하고 강제적인 신체접촉 등의 추행을 자행한 사건이었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고민 끝에 경찰에 사건을 신고하여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위력에 의한 추행을 비롯한 직장 내 성적괴롭힘 사건을 규탄하며, 경찰의 엄정한 사건 수사와 국세청의 대처를 촉구한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는 회식자리에서 원거리 퇴근을 위해 시외버스 시간에 맞춰 귀가를 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행위자는 귀가를 막은 채 회식자리를 이어갔고 다른 직원들이 떠난 뒤에도 피해자와의 술자리를 가지며 추행을 했다. 술자리 이후에도 행위자의 추행이 이어지고 본인의 관사에서 자고가라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피해자는 다른 직원들을 호출하며 당시 상황은 마무리 되었다. 피해자는 당시 사건의 충격으로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고 정신과 상담 및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규모가 크지 않은 직장 내에서 사건이 드러날 경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우려, 사건 전후기간의 업무처리 증가 등으로 인해 곧바로 신고를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행위자와 지속적으로 한 직장 내에 마주치는 상황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 등의 문제와 사건해결을 위해 지난 8월 말에 경찰서에 사건을 신고했다. 신고 이후 전북지방경찰청으로 사건이 이관되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행위자가 술에 취하여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이전부터 지속된 피해자에 대한 괴롭힘과 연결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다. 사건 전부터 행위자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혔다. 야간에 술에 취한 상태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연락을 반복했고, 피해자의 회식 참여 여부를 핑계 삼아 태도를 지적했다. 신규 임용된 피해자는 직급 차이가 큰 행위자의 이와 같은 발언으로 압박감을 받았으며, 직장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며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사건 당시에도 피해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원거리 퇴근을 하는 상황임에도 퇴근을 막고 술자리를 강요한 행위도 같은 맥락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사건은 행위자가 이전부터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업무상 범위를 넘어서 행한 직장 내 성적괴롭힘의 연속선상에 있는 문제다.


국세청은 이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번 사건 피해자·행위자 분리조치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경찰수사와 별도의 조사를 비롯하여 2차 피해 예방 조치의 역할도 시행해야 한다. 이번 사건 전부터 국세청 내에서 직장 내 성희롱 및 인권침해 사건이 반복해 발생하고 있다. 지난 해 말 중부지방국세청 산하 세무서 회식자리에서 세무서장의 언어적 성희롱이 발생했고, 인천지방국세청 산하 세무서에서는 상급자가 여성 직원에게 욕설 등 언어폭력을 자행한 사건이 알려졌다. 지난 기간, 공직 사회에서 발생했던 위력에 의한 성폭력·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되었다. 그럴 때마다 사건 대응과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가 철저하게 실행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직장 내 성희롱·성차별의 조직문화를 자성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비판도 거셌다. 국세청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성적괴롭힘에 대한 엄정 대처를 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노동자가 직장 내 성적괴롭힘에서 안전하게 노동할 권리가 보장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종을 울려야 한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전북지방경찰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국세청이 진상파악과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권리보장 등 철저한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피해자를 지지하고 연대하며, 이번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다.


2022. 9. 20.


(사)성폭력예방치료센터, 여성노조전북지부, 전교조전북지부여성위원회, 전북여성노동자회,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주여성의전화, 정의당전북도당, 차별없는노동사회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