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은 어처구니없는 반인권 반민주 민간위탁 철회하라!
대전시인권센터는 (사)한국정직운동본부로, 대전시청소년성문화센터, 세종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청소년활동시설(2개소)는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으로 민간위탁이 결정되었다. 대전시인권센터는 대전시인권조례에 근거하여 시민의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한 교육, 상담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인권기구이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을 위해 활동해야 하는 기구를 그동안 국제인권조약기구들이 수십 차례 제정을 권고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고, 평등에 대해선 ‘기독교적 가치관에 맞지 않는 가짜 인권’이라주장하며 반인권적 활동을 한 단체에 맡긴 것이다. 청소년성문화센터 등 관련 기관들은 국제사회의 인권과 성평등에 기반한 포괄적 성교육 기회 보장 권고에 근거하여 아동청소년의 성인권의 보장과 성인지 감수성 향상과 청소년인권을 위해 활동해야 한다. 그런데 수탁기관인 넥스트클럽사회적협동조합은 ‘성품 성교육’이라며 여성의 성품을 강조하고 순결과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등의 성폭력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책임을 강조하며 시대착오적 성교육을 해 온 단체로 알려져 있다.
도대체 어떤 판단과 절차를 거쳤기에 이런 해괴한 민간위탁 결정이 난 것인가. 대전시인권위원회를 비롯해 대전과 세종의 시민사회, 청소년 관련기관에서 일제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음에도 대전시장, 세종시장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최근 충남에선 도지사의 일방통행 조직개편으로 인권증진팀이 사라졌다. 대구시장 역시 일방적으로 인권위원회를 폐지했고, 이미 법원의 공사재개 결정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이 돼지머리를 이슬람사원 공사 현장에 두는 등 공사를 방해하는 명백한 종교 혐오 행위를 방관하고 있다.
우리, 대전과 세종, 충남과 충북의 인권옹호자와 ‘지역인권보장체제를 위한 전국 인권활동가 네트워크’는 작금의 사태를 심각한 민주주의와 인권의 위기로 보고 있다. 권력만 잡으면 뭐든지 맘대로 해도 된다고 여기는 특권의식에 찌든 자치단체장 등 지역 정치인들의 저열한 민주주의와 인권 의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인권은 인류 보편의 가치다. 인권을 자기 편할 대로 무시해도 되는 것처럼 여기는 오만한 행태는, 주민의 복리증진이라는 지자체의 존재 이유가 실은 주민의 인권보장임을 모르거나 무시하는 행태이다. 헌법이 국가의 인권보장 책무를 규정하듯이, 지방정부 역시 주민의 인권보장이 본질적인 책무이다. 이를 제도로 보장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주민들의 힘으로 만들어 간 것이 인권조례다. 인권조례를 통해 단체장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인권기구를 설치하여 공무원과 시민에 대한 인권교육과 인권증진 활동을 해 왔다. 그런데 단체장이 나서서 인권위원회를 폐지하고, 담당부서를 없애고, 인권위원회의 심의도 없이 인권기구를 반인권단체에 넘기는 등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단체장 스스로 자치규범인 인권조례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자치’를 조롱하는 것이다. 사실은 주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 멋대로라는 것을 보여주며 ‘민주주의’도 조롱하는 것이다.
대전시장, 세종시장의 이러한 행태를 방관하고 있는 시의회와 공무원들도 각성해야 한다. 대전시민사회가 지적하듯이 선거를 도왔던 인사와 단체에 공적 기구를 맡기는 것 자체가 부정한 것이며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반인권단체가 세금으로 공적 활동을 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어찌할 것인가. 누군가는 차별받아도 되는 사람이라고 선동하는 것이 차별이고 혐오이며, 차별·혐오 선동 자체가 인권침해이고 마땅히 금지되어야 할 것임에도 그런 주장을 펼치는 단체가 인권기구를 맡게 되면 그야말로 인류가 쌓아온 보편적 인권의 가치가 무너지게 된다. 인권이 보편성을 잃으면 특권이 된다.
특히, 청소년의 성과 관련한 교육과 지원을 하는 청소년기구가 가져야 할 전문성과 윤리가 있고, 이는 아동권리협약을 비롯한 여성차별철폐협약, 장애인차별철폐협약 등 국제인권조약의 기준들이 엄격히 지켜져야 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일을 순결이나 성품을 강조하는 단체에서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청소년 성교육, 인권과 복지의 영역은 단체장이 보은을 위해 거래할 수 있는 영역이 결코 아니며, 성교육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주민을 위한 지자체 행정이 되도록 하는 것은 결국 주권자인 시민이며, 형식적 민주주의가 아닌 실질적 민주주의는 주민의 참여로만 가능하다. 우리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대전시장, 세종시장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대전시장, 세종시장은 즉각 위탁을 중단하라!
위수탁 선정 위원회 등 관련 자료와 절차를 모두 공개하라!
인권기구는 인권위원회 심의가 우선이다. 인권조례를 비롯해 관련 법규에 따라 위수탁 절차를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재추친하라!
2022년 12월 29일
대전인권비상행동 · 대전세종충남충북인권옹호자 ·
지역인권보장체제를위한인권활동가네트워크(광주인권지기 활짝, 다산인권센터, 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 울산인권운동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