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경상대 경영학부 교수)
요약문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목적은 어떤 사회적인 현상을 있는 그대로 분석하고 설명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목적이다.
기술발전은 인간노동과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가. 자동화된 기술이 인간노동을 끊임없이 대체해 가는 제로섬 관계인가, 아니면 생산성향상과 함께 인간노동이 필요한 또 다른 산업부문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는 윈윈 관계인가. 기술발전에 이은 경영혁신이 대량해고와 실업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이는 종국적으로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가릴 것 없이 노동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나아가 기술의 발전이 멀지 않은 장래에 심각한 유휴노동을 초래, 지구촌 전체가 몰락할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세계는 화해할 수 없는 두 세력, 즉 첨단기술의 기술세계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보 엘리트집단과 자동화돼 가는 세계에서 도태된 영구 실업자집단으로 빠르게 양극화되고 있다. 또 한편으로 지식의 발달과 기술의 발달로 발생하는 문제는 두 가지의 상반되는, 그러나 결과적으로 암울하기는 마찬가지인 결과를 초래한다. 하나는 노동의 종말이고 다른 하나는 위험사회의 등장이다.
근대의 전시대를 통틀어서 인간의 가치는 노동의 시장가치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자동화 사회에 있어서 인간노동의 공동체 가치가 점점 더 부차적이고 부적합하게 되기 때문에, 인간의 가치와 사회적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방법들을 검토할 필요가 생길 것이다. 기술발전이 어쩔 수 없는 인류진보의 과정이라면 이것이 초래할 폐해를 최소화할 사회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