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향해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
딸기(군산미군기지주민피해상담소)


“오산공군기지가 오산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라는 말이 있다. 오산 공군기지는 사실 평택의 북쪽 송탄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20일 찾은 평택 순례길에서 오산 공군기지를 돌아보게 됐다. 평택평화센터 강상원 소장은 오산 공군기지가 아닌 평택공군기지, 혹은 송탄공군기지로 물러야 한다고 말한다. 미군들이 자신들의 편의에 맞게 아무렇게나 지은 명칭이 아닌 올바른 이름을 붙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산 공군기지의 새 이름을 되찾으며 순례길에 나선다.

첫 걸음부터 철조망이다. 누군가의 ‘논’이었을 곳에 철조망이 처져있고 갈대만 무성하게 자라있다. 근처에 흡연금지 표지판이 눈에 띈다. 갈대만 무성한 곳을 넘으면 바로 탄약고 지대, 갈대밭에 불이라도 붙으면 폭죽처럼 다다다다 탄약고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미군들은 이 땅을 주민들에게 빼앗아놓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계획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온갖 먹을거리를 생산하던 땅을 쓸모없는 갈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갈대밭을 지나쳐 활주로 인근으로 가니 마침 F-18전투기가 착륙한다. 해군소속의 전투기 인데 공군기지인 평택기지에 웬일로 온 것일까? 더구나 한국엔 미 해군이 주둔하지 않는다. 필시 다른 지역에서 온 전투기일 것이다. 이렇듯 전쟁을 준비하는 자들은 세계 곳곳에 기지를 만들어 놓고 자기네 집 드나들듯 하고 있다.

활주로 건설로 패트리어트 미사일 표적이 되는 회화리 주민들
그런데 지금도 곳곳에서 날아드는 전투기로 소음문제가 심각한 평택기지에 또 다른 활주로가 들어선다고 한다. 현재 있는 활주로와 평행으로 조성되는 이 활주로는 길이 2.7km, 폭 45.7m로 조성된다. 현재 활주로 옆으로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8대가 배치되어 있다. 새로운 활주로가 건설되기 위해선 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만 한다. 이 미사일이 옮겨지면 인접한 마을인 회화리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표적이 되어서 살아야 한다.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매일같이 마주하며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의 심경이 어떨까. 평택 미군기지를 3시간동안 순례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위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주민들의 안전이나 민원에 관계없이 활주로를 확장하는 미군과 한국 국방부. 군산에서도 평택에서도 항상 똑같은 문제가 일어난다. 언제쯤이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미군기지를 이웃하며 살지 않아도 될까. 그런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같은 문제를 앉고 있는 평택과 군산 그리고 전 세계 1000개가 넘는 미군기지 주둔 지역들의 연대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