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고하켐', 한밤중 노조원 매달고 2km 달려
노동조합이 생긴 이후 3년여 동안 노동조합에 대하여 탄압으로 일관해오던 익산 (주)삼광고하켐(사장 김용래)이 이번엔 목숨을 위협하는 폭력까지 행사해 충격을 주고 있다.
고하켐 노동조합 임재천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새벽 3시 30분경 회사측 김무경 관리부장과 김명중 총무과장, 김철수 총무과 직원 등 3명은 노조 측에서 걸어놓은 현수막을 철거하다 발각되자 김성균 노조 기획부장을 차로 치고 도주했다. 이어 4시경 이들은 다시 천막을 철거하기 위해 끈을 풀고 있던 중 천막 안에서 자고 있던 장종수 전 노조위원장이 나오자 벽으로 차를 몰아 장 씨를 들이받으려 했다. 장 씨가 이를 피해 차량 보닛에 오르자 이들은 장 씨를 보닛에 매단 채 익산컨츠리클럽까지 좌우로 차를 흔들며 약 2km를 달렸다. 차를 운전하던 김무경 관리부장은 도로가에 있던 경계석을 들이받아 장 씨를 떨어뜨리고 도주했다.
김무경 관리부장을 제외한 다른 두 명은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아침에 회사로 출근하였고 노동조합원들이 이들을 현행범으로 파출소로 데리고갔다. 검찰은 김무경 관리부장을 폭력행위 등의 혐의로 지난 2일 구속했다.
고하켐의 노동조합 탄압은 전북지역에서 이미 악명이 높다. 고하켐은 노동조합이 생긴 2001년 3월 이후 조합원과 간부들을 대상으로 해고와 징계를 반복해 조합원 중에 2-3번의 해고와 징계를 당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지난 2001년 8월 부당노동행위로 구속직전에까지 갔던 김용래 사장은 전원 복직을 약속하고 구속을 면했지만 이후에도 조합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해고와 징계를 반복했다. 지난 2월 회사측 관리자 한 사람의 고발로 밝혀진 '노무관리계획서'는 "중장기적으로 회사 발전에 사사건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무력화 내지 해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김용래 사장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주고 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장종수 전 노조위원장은 "한마디로 치가 떨린다"고 말한다. 단지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사측으로부터 받은 온갖 탄압에 맞서 싸운 것이 벌써 3년째다.
이렇게 부당노동행위가 반복되고 있는 것에 대해 민주노총전북본부의 조문익 사무처장은 "무슨 짓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믿음이 사측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노동조합원들에겐 엄청난 액수의 손해배상과 가압류, 구속 등으로 온갖 무기를 휘둘러대고 있는 노동부와 검찰이 '사장님'들에겐 솜방망이만 행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산직에서 일하는 30여명 중 25명으로 시작한 고하켐 노동조합은 현재 18명이 조합원으로 남아있다. 이들에게 3년의 싸움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 중 하나인 단결권을 막기 위한 회사의 갖은 탄압이 이제 살인미수 테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은 검찰과 노동부로 넘어갔다. [김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