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시선으로 본, 어른을 위한 동화
동화작가 박기범은 지금 이라크에 있습니다. 이라크에서 전쟁에 대한 두려움과 평화를 갈망하는 아이들 눈동자를 그의 눈동자에 속속들이 새기며 그는 나날을 지켜내고 있을 테지요.
<문제아>는 1999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주관하는 '좋은 어린이책'원고 공모에서 창작부문 대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10편의 동화가 모두 일기체로 되어 있고, 대학시절 철거민 촌에서의 빈민활동, 그곳에서 공부방을 열어 놓고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놀았던 그 흔적들이 꾸밈없이 이 책에 쓰여져 있습니다.
표제작<문제아>는 평범한 한 아이가 단순한 싸움으로 문제아로 찍히면서 어떻게 문제아가 되어가는 지를 소외되어 가는 아이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독후감숙제>의 아이는 읽을 책이 없어 혼자서 꾸민 이야기로 숙제를 합니다. 우연히 주워 읽은 오세영의<부자의 그림일기>를 보고 그 후의 사건을 담담하게 펼쳐놓는 아이 이야기, <아빠와 큰 아빠>에선 정리해고로 인해 가족이 상처받는 과정을 , 박래전 열사의 이야기를 그린 <,겨울꽃 삼촌>.. 그 외에도 소떼 방북, 결손가정 문제, 아빠의 손가락 무덤, 끝방 아저씨..등등 기존 어린이 문학에서 볼 수 없었던 사회현실의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문제아>에 나오는 머릿글에 그는 기호로 사인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가 너무 궁금해 그에게 전화를 했더니 수줍게 이야기하더랍니다. '너무 부끄럽다고.. 다음엔 더 잘 쓰겠다고 친구들과 약속하고 싶다고.'
그의 결이 곱고 순진무구한 모습이 상상됩니다. 박기범은 어린이 눈에 비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가 이라크에서 돌아와 우리에게 전해줄 눈물겨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습니다.
박기범의 모든 소식은 '박기범 이라크 통신(http://cafe.daum.net/gibumirag)'에 들어오면 볼 수 있습니다. 아이와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박정희 / 일산 '동화를 읽는 어른'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