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결의안 유엔인권위 통과
북한, "본질은 EU가 미국의 북한죽이기에 편승한 것"

북한에 대한 유엔권위원회의 인권결의안 채택이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북한결의안 초안을 작성한 EU(유럽연합)가 미국의 불법적인 이라크 침략 문제는 공식적 논의 안건으로조차 상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한 특별회의 소집을 주도적으로 반대했던 점에서 비난의 초점이 되고 있다.
세계 가톨릭 인권운동단체인 팍스 로마나 이성훈 사무국장이 18일자 <인권하루소식>에 기고한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의 배경과 전망'은 표결에 참가한 국가들의 입장을 소개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표결에 앞서 "이번 결의안은 너무 일방적이고 내정간섭으로 비칠 정도로 지나치다"며 기권 의사를 밝혔다. 중국은 최근 북한과 유엔인권기구 및 EU 사이의 인권분야 협력을 전제하면서 "이런 비난조의 인권결의안은 최근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결의안 채택에 반대했다. 쿠바와 시리아는 "북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북 경제봉쇄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며 북한을 지지했다. 이와 달리 결의안 채택에 찬성한 나라들은 찬성 발언을 하지 않았다.
북한 정부는 결의안 투표 전 발언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 기간 수만명의 민간인에 대한 대량학살의 커다란 비극을 외면한 이유의 행위는 이유가 떠들썩하게 외쳐대는 인권보호는 빈말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라며 "결의안 제출은 본질적으로 북한을 질식시키려는 미국의 정책에 편승한 정치적 거래"라고 주장했다(아래 상자 참조).
<인권하루소식>은 18일자 논평을 통해 "북한 사회에 인권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결의안이 채택된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혹과 향후 이 결의안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에 대한 염려 또한 저버릴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이번 결의안은)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과 같은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나 '전쟁의 공포'와 같은 자결권과 평화권에 대해서는 애써 구체적 언급을 회피하면서 시민·정치적 권리 상황만을 부각시키는, 서구사회의 편향된 인권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유엔인권위원회는 찬성 28개국, 반대 10개국, 기권 14개국으로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결의안은 전문과 7개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고문, 강제노동, 탈북자 처벌 등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유엔인권위가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로써 북한 인권문제는 유엔인권위의 공식의제에 포함되었다. 보통 유엔인권위의 나라별 결의안은 한 국가내의 인권침해가 매우 심각해 국제적인 관심과 협력이 요청되는 경우에 채택된다.[문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