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인 / 노동의 미래를 여는 현장연대 사무국장
전세계 자본주의 위기와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의 그림자는 침략전쟁과 WTO 신자유주의 세계화 체제의 양 축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미국의 정치·군사적 헤게모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미 제국의 깡패식 침략전쟁이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적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와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계속된 이윤율의 저하를 상쇄시키는 대안으로 WTO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체제로의 흐름이 그것이다.
WTO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민중의 삶에 공격적인 전면전을 선포하며 힘있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공식에 지나지 않는다. 농업, 문화, 공업, 보건, 공공분야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지금 WTO라는 가속화된 착취의 전략이 우리 눈앞에 놓여 있다. 다양한 분야들이 있지만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교육부분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과 농업개방 그리고 경제자유구역법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1. 교육
지난 3월 30일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육개방 양허안이 제출됐다. 실제 교육부 장관조차도 교육개방 양허안 제출에 유보적 입장을 취했으나 재정경제부의 일괄타결(이번 양허안 제출은 일괄제출로 됨, 즉 한가지라도 제출이 되지 않으면 통과가 되지 않음) 압력과 개방으로서 얻는 이익에 대한 부처별 이해관계까지 겹쳐 결국 양허안이 제출됐다. 실제 30일까지 양허안을 제출한 국가는 160여개 국가 중에 오직 10여 개 뿐이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보적이거나 반대의 입장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NEIS의 인권침해 논란과 함께 교육개방은 양허안이 제출됨으로써 이제 교육 또한 상품으로서 사고 파는 것으로 전락하여 공교육의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
2. 농업
WTO 각료회의에서 '유념하기로' 합의한 바와 같이 농업은 식량안보, 환경보전, 식품 안전성 확보 등 시장경제에만 맡길 수 없는 비교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WTO의 개방압력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상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의 경쟁논리에 좌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한·칠레 자유무역협상에서는 금융과 공업을 농업과 맞바꾸는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칠레의 농산물의 개방은 한국의 포도 농가에 큰 타격을 줄 것이며 단순히 포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산물들이 점차적인 수입개방에 맨몸을 던지게 될 것이다. 농업개도국의 지위를 받았던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뒤에도 농업현실은 계속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WTO 농업개방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은 농촌의 현실을 계속 피폐하게 할 것이다.
3.노동
지난해 11월 경제자유구역법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7월 1일로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경제자유구역 유치를 위해 로비와 압력을 벌이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경제자유구역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에 있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의 이윤은 노동자 민중에 대한 착취의 강화를 통해 이윤을 얻어내는 것 이상이 아니다. 파견근로와 정리해고가 자유롭고 비정규직의 양산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며. 진지 조항과 독소 조항 등으로 노동자들은 기본적 노동3권 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벌어질 것이다.
때문에 WTO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에 따르는 문제점들을 폭로하고 저항을 조직하는 것이 시급하다. 경제자유구역법과 제주자유도시특별법 폐기 투쟁,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대응 투쟁, 9월에 있을 WTO 각료회의 대응, WTO 협상관련 농업, 문화, 보건, 교육, 공공분야의 공동연대투쟁이 요구된다.
이윤보다 '인간'을
현재 노동·농민·교육단체들이 모여 WTO공동투쟁본부를 만들었지만 코앞에 닥친 위험에 비해 투쟁이 미미한 편이다. WTO공동투쟁본부는 현재 4월 26일 경제자유구역법, 제주자유도시특별법 독소조항 폐기 투쟁과 5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폭로와 선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인간보다 '이윤'이 더 중요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어느새 사고 팔리는 상품이 되어 가고 있다. 상품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삶을 위해 우리는 지금 反WTO 투쟁의 길에 함께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