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1배는 4명의 성직자만이 아니라 이것을 함께 도와주는 이들의 힘이 합쳐 이루어지고 있다. 도우미들은 대부분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의 환경운동가들로 이루어 졌다. 그런데 이중에 사회운동 경험이 없는 시민(?)이 처음부터 순례단에 참여하여 묵묵히 뒷바라지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신요한(29)씨. 그를 만나봤다.
● 하루 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새벽 6시에 기상하여 아침체조, 명상, 몸풀기, 아침식사를 마친 후에 8시부터 3보1배를 시작합니다. 보통 하루에 5-6 Km가는데 1구간에 500m정도 가구요 25분 정도 걸립니다. 15분 휴식하고 다시 가고 이렇게 12번 정도 하면 하루가 갑니다.
●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지요? 순례단에서 하는 일은?
부안성당 신자입니다. 컴퓨터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려고 쉬려 했습니다. 그런데 문규현 신부님이 3보1배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문 신부님은 현재 저의 본당 신부님이지만 15년 전에 알았습니다. 당시 신학교를 가려고 성소자 모임을 했는데 그 당시 지도신부였거든요. 이후 89년 임수경 방북사건으로 신부님이 구속되었고 죽 만나지 못했지만 언제나 신부님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지냈습니다. 순례단에서 하는 일은 선두차량 운전하고 휴식자리 만들기, 숙소 텐트짓기 등입니다.
● 곁에서 3보1배를 지켜보는 심정은 어떤가요?
마지막 구간에서 모두들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내가 대신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기도수행을 통해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끈질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변하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 것도 같구요.
● 특별히 사회운동을 한 것도 아니면서 하던 일까지 그만뒀다고 주변사람들의 말들이 많다고 하던데..?
저는 곰소 부근의 바닷가에서 태어났고 자랐습니다. 우리 집은 농사를 지었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갯벌로 먹고사는 것을 보면서 자랐어요. 가족들 대부분이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반대를 했지만 전 찬성도 반대도 아니었어요. 오히려 언론을 통해 선전되는 것을 보고 부안이 발전되겠구나 생각했지요. 그런데 신부님이 부안성당에 오시고 미사 때마다 생명의 중요함에 대해 말씀하는 것을 듣고부터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자료도 읽어보고 인터넷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어머니였어요. 어머니에게 허락을 얻으려고 말씀드렸더니 "그럼 옷 따뜻하게 입고 가야지" 하신 말씀에 주저 없이 나서게 됐지요.
●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평생동안 이런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있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지금 이 순간 정말 행복합니다.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월드컵 기간이라 사람들이 잘 몰랐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 활동을 해서 모든 국민들이 알게 되었고, 광화문에 10만의 촛불을 만들었잖아요. 잘못된 것을 고치기 위해선 남을 탓하기에 앞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오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