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도민 '전쟁중단, 파병반대' 외침 이어져


미국의 이라크침략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파병안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전북도민들의 외침이 뜨겁게 불붙고 있다. 지난 20일 미·영국 연합군이 이라크에 폭격을 시작하기 하루 앞선 19일 전북대학교 학생, 교수, 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라크전 규탄 촛불시위가 시작되었다. 이어 20일부터 촛불시위는 전북대 앞 대학로뿐만 아니라 전주시내 외환은행 앞 두 곳으로 확산되어 진행되었다. 10여명의 적은 수로 시작한 촛불시위는 시민·청소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다음날 50여명으로 확산되었다.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 20일 오후 1시반 전북민중연대회의는 전북대 구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석유를 위한 더러운 전쟁을 즉각 중단할 것'과 '정부의 파병방안 철회'를 촉구했다.
기독생명연대도 20일 저녁 7시 전주 성광교회에서 기도회를 갖고 '전쟁중단'을 촉구했다.
22일 주말엔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전쟁중단과 한국정부의 지원병 파병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오후 3시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 모인 약 300여명의 시민들이 이 집회에 참여했다.
행사를 주최한 전북민중연대회의 이희운(기독교생명평화연대) 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국제법도 어겨가며 전쟁을 일으킨 부시 미 대통령을 전범 재판소로 보내야 한다"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대표는 "미국의 학살전쟁을 지원하는 대가로 한반도의 평화를 사고자 하는 노무현 정권의 생각은 최후의 양심마저도 버리는 파렴치한"이라며 "파병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여느 집회와는 달리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들이 많아 반전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도를 보여줬다. 또한 이들은 자발적으로 '전쟁반대'의 구호를 적은 피켓을 직접 만들어 손에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집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전주객사 앞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행진 도중 거리를 지나던 청소년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임실 관촌중학교 학생들의 '전쟁반대' 뱃지를 나눠주자 이를 달고 바로 행렬에 참석해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전쟁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전북민중연대회의와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매일 저녁 7시 객사 앞에서 촛불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인권의정치학생연합은 전북대학교 대학로에서 역시 매일 저녁 7시 촛불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미리 예견된 이번 전쟁을 막지 못함으로써 힘센 자의 총부리 앞에서 무기력한 인류의 모습에 허탈감을 표현했다. 이미 시작된 전쟁이지만 전세계 민중들이 현재 벌이는 반전의 목소리에 함께 하는 것이 상처를 최소화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더 많은 평화를 위한 외침이 거리 곳곳으로 쏟아져 나오길 기대해 본다.(최인화·김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