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주민 3천여명 반대 시위 가져

지난달 4일 산업자원부가 핵폐기장 후보지를 발표한 뒤 해당 지역에서는 반대활동이 거세어지고 있다. 경북 영덕·울진과 전남 영광과 함께 후보지로 선정된 고창에서는 지난 13일 군청 앞에서 '핵폐기장·핵발전소추방 범고창군민대책위원회'(대표 정길진·고석원 전북도의원, 대책위) 주최로 군민 3천여명과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주민들이 핵폐기장 저지를 위한 대회를 가졌다. 더불어 고창군 방사성물질 등의 반입거부와 방사성폐기물 등의 반입거부와 폐기물처리시설 입지거부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연서도 진행되었다.

개발 빌미 밀실행정 - 핵위험 간과
고창군 농민회를 비롯, 군의회와 종교계 등 지역의 각계 단체가 총망라되어 구성된 대책위는 핵폐기물 매립장 부지 선정작업이 과학적인 분석을 거치지 않은 정치적 의도에 따른 밀실행정으로 보고 있다. 고창군수 이강수씨도 "주민과의 합의 없는 국책사업은 반대"라며 밀실행정을 비난했다. 대책위는 "강현욱 도지사가 저준위 핵폐기물을 집무실에 보관사실을 유포하고 전북지역 발전전략을 방사선기술(RT)산업으로 해, 고창과 정읍방사선센터와 함께 핵벨트화하려고 하고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적극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도의회가 성명서 채택을 미루는 것으로 알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 1년간 적지조사를 통해 2004년 3월 최종 두 곳이 선정될 예정에 있는 핵폐기장 건설은 지난 98년 9월 산업자원부 산하 원자력위원회에서 방사성폐기물관리대책을 확정하면서 2008년까지 중·저준위폐기물처분시설을 건설하고 2016년까지 사용 후 연료 중간저장시설을 준공하기로 되어 있으며 사업 주체는 전 한국전력공사였던 한국수력원자력(주)(한수원)이다.
대책위의 이대종 집행위원은 "한국의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97%를 넘고 수입 우라늄 연료에 의존하는 핵발전이 전체 전력공급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대로 전력생산량이 증가하면 7년뒤인 2010년에는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전기를 많이 낭비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중인 핵폐기장에는 저준위(방사능세기가 약한 폐기물)폐기물 뿐 아니라 사용 후 핵연료인 고준위(방사능세기가 강한 폐기물) 폐기물의 저장 시설과 재처리 기술에 대한 연구도 포함되어 있다. 고준위 핵폐기물에는 100만분의 1그램만 흡입해도 암에 걸리는 플루토늄 239가 포함되어 있어 그 독성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에만 2만 4천년이라는 천문학적 시간이 필요하다.

관권과 금품 동원
알려진 핵의 위험성 뿐 아니라 불공정 시비도 적잖다. 대회에 참가한 월계마을 이장 이기홍씨는 "관권과 금품을 동원해 이 사업이 여기까지 왔다"고 고발했다.
반핵운동연대 김성근 공동대표는 "한수원이 「핵폐기장 추진계획 및 향후 대응방안」에서 향후 지역에서 반대할 경우 검·경·국정원이 함께 테러진압 수준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며 정부와 한수원을 규탄했다. 대회참가자들은 이날 한전고창지부까지 행진하고 산업자원부와 한수원 등 사업 추진주체 화형식을 갖고 집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