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숨결과 함께 한 세월·지속될 미래  


천주교전주교구 노동사목과 함께 한 '노동자의 집'이 오는 3월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더불어 오는 3월 7일에는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자의 희망,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노동사목이 그동안 걸어온 길을 따라가 보며 새롭게 요구되는 역할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9일에는 고 박복실 열사의 11주기를 맞아 추모미사를 갖고 10일에는 노동자의 집 활동가와 회원, 함께 이끈 이들이 2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전북지역 노동운동의 산 증인
'노동자의 집'은 노동자 해방 물결이 일던 격동의 80년대 '노동자'와 '노동'의 권리,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교회와 공장에서 일깨웠고 노동조합 결성을 시작으로 전북노동자연합, 민주노총 등 현재의 지역 노동운동을 낳았다.
노동사목은 영국의 18세기 산업사회에서 시작된 노동자의 삶과 노동 현장에서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권리찾기 운동으로 한국에서는 주로 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고 전북지역에서는 1983년 익산의 창인동 천주교회에서 그 첫걸음이 시작됐다.
그러나 야간학교와 인간개발교육 등의 노동사목 활동에 기관과 기업주들은 온갖 탄압을 가해왔고 노동자들은 부당한 인권침해를 당하면서도 해고철회와 블랙리스트 철폐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인간존엄을 짓밟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살기 위한 절박한 선택이었다.
83년, 85년 군산과 전주에도 노동사목 활동이 시작돼 지역 전반의 노동상황을 파악하게 되었고 '노동자의 집'은 노동자들의 사랑방이면서 노조결성 등 노동운동의 기반이 되어 80년대 태창메리야스, 후레어팻숀, 초기의 아세아스와니 투쟁을 주도했다.
87년 6월 전국적 노동자 대투쟁의 바람은 전북지역에도 불어왔다. 노조설립과 운영지원, 노조활동의 고난과 '노동'자만 말해도 빨갱이로 몰아 붙이던 시절에 노동자들의 안식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노동자의 집'을 이끌어 온 사람들
'노동자의 집'과 함께 사람들 중에는 익숙한 이름이 많다.
전북지역 노동자의 아버지로 불려오는 문정현 신부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과 전국노동사목협의회의 박순희씨,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결성을 이끈 오두희씨, 특히 79년 태창메리야스 노동자로 시작, 일곱 번의 입사와 해고, 전북지역노동조합연합 지도위원으로 활동하며 지난 92년 위암으로 투병하다 숨진 고 박복실 열사 등 노동자의 집을 거쳐온 사람만 해도 김영신 신부를 시작으로 아홉명에 이르고 익산과 전주, 군산에서 노동자의 집을 이끌어온 이들은 수십 명에 이른다.
13년째 노동자의 집과 함께 하고 있는 익산 노동자의집 임성희 소장은 "노조설립과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선배들의 활동은 그만큼 고통받는 비정규영세노동자가 있어 여전히 이어진다"며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가 이윤에 의해 해체되는 노동현장과 노동자의 불안정한 삶이 있는 한 노동자의 집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문의 : 063-852-6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