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약값 책정에 반발, 백혈병 환자 국가인권위 점거 농성
지난 23일 백혈병 환자와 가족 20여명은 만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가격이 1정에 23,045원으로 결정된 것에 반발하고 글리벡 보험적용 확대와 글리벡 약값 인하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기습농성에 들어갔다.
목숨마저 내동댕이쳐지다
21일 보건복지부는 글리벡 약가를 17,862원으로 제시하다 글리벡 제약회사인 노바티스가 요구해왔던 25,000원에 근소하게 약값을 결정했다. 백혈병 환자들이 지난 2년 동안 글리벡 약값의 인하와 보험적용을 확대해 강제 실시할 것을 주장했으나 보건복지부는 국제적 제약회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국백혈병환우회와 글리벡공대위는 "글리벡 1알당 가격이 1만7천원이든 2만3천원이든 한달 약값으로 최소 약 210만원에서 280만원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노바티스와 한국정부가 벌여온 협상
은 '돈이 없으면 죽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3백만원에 가까운 한 달 약값, 환자 생명 담보한 죽음의 흥정
글리벡 약가가 23,045원으로 결정되면서 보험을 적용 받지 못하는 70∼80%의 백혈병 초기 환자들과 GIST(위장관기저종양) 환자들은 약값으로 한 달 2백765천원씩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는 백혈병 환자들은 "보건복지부가 글리벡 약가를 하나에 23,045원으로 결정한 것은 환자들에게 약을 먹지 말고 죽으라는 말과 같다"며 "환자들은 죽음의 벼랑 끝에 서 있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글리벡공대위 참가단체로, 지적재산권의 독점에 따른 피해를 알려
온 진보네트워크는 점거농성 지지성명을 내고 "특허를 20년 동안 보호하면서 제약 특허권자에게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이윤추구를 보장하는 것이 지적재산권"이라고 주장했다.
또 "글리벡은 환자들이 먹을 수 있는 '약'으로 돌아와야 하고 이를 위해 약가 인하, 보험적용 확대, 강제실시 허용 등 방법들이 모두 이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