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국가인권위

곽노현(방송대 법학) 교수가 지난 13일 인 권위원직을 사퇴했다. 동시에 지난 류국현 위원의 퇴진을 계기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 아래 인권위)의 구조적, 현실적 개혁 등 전면 쇄신을 위한 인권단체들의 움직임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곽교수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제적인 운영철학 및 (상임)위원배제형 사무처중심 운영구조, 그리고 전략과 기획 마인드가 결여된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마지막 항의"의 뜻을 밝히며 현 인권위를 '철학과 생명이 없는 죽은 인권위'라고 규정했다.
곽교수는 인권위 운영에 대해 인권위가 인권위원과 인권단체를 배제하는 등 폐쇄적으로 흐르고 있으며 인권사안에 대한 구체적 접근과 인권단체와의 협력을 통한 정책개선노력 대신 개별 사건의 심판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곽교수는 사퇴의 글에서 "11명의 인권위원(위원장+상임위원3+비상임위원7)과 사무처는 전략기획 마인드 부재와 오만과 독선, 위원장의 독임제화, 사무처 중심주의화로 관료화되어 있다"며 운영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같은 폐쇄성은 곽교수의 사퇴를 계기로 분출된 인권위의 위기에 정작 인권위원과 사무처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곽교수는 올바른국가인권기구설립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에서 3년간 집행책임을 맡아 활동했고 11명의 현 인권위원 중 유일하게 인권단체 추천을 받아 국회 선출 및 대통령 임명을 거쳐 초대 국가인권위원직을 맡았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곽교수의 사퇴에 대해 '인권위에게 분명한 손실이다', '인권발전을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므로 전적으로 공감한다', '위원장을 비롯한 인권위원 전원이 환골탈퇴 모습 보여야 한다'는 등 총체적 위기라는 인식에 공감하고 인권위 쇄신을 위한 공동활동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