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과 피해정도 공동조사단 통해 밝혀라]



지난 9일 오후 2시께 군산시 옥서면 군산미공군기지 안에서 26톤의 휘발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음날 미공군 제8전투비행단 군산비행장(아래 군산미공군기지)은 '항공기 급유 도중 26톤 가량이 유출되었고 약 1.9톤 가량의 기름이 토양으로 유입되었다'고 사고 발생 하루 뒤인 10일 오전 군산시 측에 알렸다. 군산미공군기지 측은 군산시청에 사건을 통보하고 나서도 사고현장을 완전 통제해 사건의 진상 조사를 위한 한국 측 관계자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사건진상조사 위해 공동조사단 구성되어야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상임대표 문정현, 시민모임)의 김정열 사무국장은 "사고현장에 접근할 수조차 없어 기름이 어느 지점에서 유출되었는지 알 수 없고 미군측이 밝힌 사고발생경위를 사실의 전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사건 발생 직후 기름 제거작업을 했더라도 외부로 유출되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며 수로와 토양이 얼어있는 겨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해빙기에 기지 밖으로 유출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시민모임은 군산시청에 대해 '기름이 유출된 기지 안의 현장을 공개하고 정확한 조사와 피해 복구 및 재발방지를 위해 군산시의회, 환경부,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와 함께 공동조사단을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모임은 한국주둔미군지위협정(소파, SOFA)의 제 3조에 따라 환경부 중심의 우리측 위원과 미군측 위원이 동수로 구성되어 환경문제와 관련된 긴급한 현안문제를 다루는 "환경분과위원회에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열 사무국장은 "환경문제에 대해 미군측이 먼저 통보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 내부의 고발자의 제보나 오염원이 기지 밖으로 흘러나와 기지 주변의 주민들이 신고한 것에 비춰보면 미군측이 먼저 사건을 알린 것은 전향적"이라고 말했다. 기지 안에서 환경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48시간 안에 사건 발생의 원인을 반드시 서면으로 통보하는 것이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 양해 각서'에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환경사고 대응할 소파개정 우선

그러나 공동조사단 구성 여부는 주한미군 사령부의 권한으로 되어 있어 이번 사건이 제대로 조사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환경부는 '우리 군대에 의한 오염도 학계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공동조사단을 꾸려 조사하지 않는데도 공동조사단 구성을 요구하는 것은 상호주의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녹색연합 박인영씨는 "사고현장에 접근하지 못하니 미군에 의한 환경오염 사례가 계속되고 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이 소파의 환경조항의 제일 큰 문제"라고 밝혔다.

환경부 상호주의 내세우며 뒷걸음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와 '소파 제2조 시설과 구역의 공여'조항은 한국이 미군을 영토 안팎에 배치해 미군이 한국 내 시설과 구역을 사용할 수 있게 규정했다. 그러나 소파 4조는 협정 종료나 미군측이 시설과 구역을 반환할 때에 미국 군대에 제공되었던 시설과 구역에 대해 원상회복 의무나 한국정부에 보상할 의무가 전혀 없다. 따라서 지난 2000년 7월 한강 독극물 방류, 10월 인천 문학산 기름오염, 2001년 5월 원주 미군기지 캠프롱 부대와 7월 녹사평역 기름유출사건 등 급증하는 환경오염 사건은 여전히 묻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