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노동사무소 현관 내에서 한 인권단체 활동가가 성추행을 당한데다, 경찰이 이를 묵과하며 피해자에게 무리한 폭력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시위 도중 성추행 자행, 경찰은 묵과
지난 달 27일 방용석 노동부장관의 전주노동사무소 방문에 맞춰 민주노총이 요청한 면담 건으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사무소 앞에서 노동부장관을 기다리고 있던 중 화장실을 가기 위해 노동사무소 안으로 들어가는 서미숙 씨(전북평화와인권연대 사무국장)를 노동부 사무소 건물 내의 직원으로 추정되는 40대 후반의 남성이 몸을 바짝 들이대고 미는 척하면서 3∼4차례 가슴을 만져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게 했다.
또 피해자가 성추행을 당할 당시 방관하고 있던 경찰은 항의하는 피해자를 무리하게 끌어내면서 폭행해, 피해자의 목이 짓눌려 숨을 쉬지 못하고 정신을 잃는 상황이었으나 이를 그대로 방치했다.

이에 대해 전북평화와인권연대와 사회단체는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 가해자 처벌   전주지방노동사무소장의 공개적인 사과   전북경찰의 재발방지를 촉구했고,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을 근거로 가해자 노동부사무소 내의 신원불명의 남성을 처벌해달라는 고소장을 전주중부경찰서에 제출했다.

그러나 사회단체의 방문면담에서 전주노동사무소는 "성추행을 한 사람은 노동사무소의 직원이 아닌데도 노동사무소의 책임으로 모는 것은 명예훼손"이라며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전준형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집행위원장은 "노동부사무소 안에 수십명의 노동부 직원들이 함께 있었는데도 신원을 확인해주지 않고, 성추행 사실조차 부인하는 것는 사건을 은폐하려는 의도"고 주장했다. 또 "주변에 있던 경찰이 '내가슴 만진 사람 나와'라고 외치며 항의하는 사무국장에게 오히려 폭력을 가해 실신시키고 이를 15분 정도 방치한 것은 기간 전북경찰의 과잉진압과 응급상황 시 인권부재 상황을 또 다시 연출한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전북여성단체연합 김금옥 사무국장도 이 사건에 대해 "공권력에 의한 성폭력 묵인과 직접행사는 여성 시위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자극해 탄압을 가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행동은 어떤 말로도 해명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라고 꼬집었다.

한편 사건으로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심한 통증을 호소했던 서씨는 전치 2주를 진단받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