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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생 이민호 님을 애도합니다

 

지난 119일 오후 2시경, 제주 구좌읍 소재의 음료업체 제이크리에이션에서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하던 고등학생 이민호 님은 적재업무 중 적재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는 열흘을 버티다 19일 새벽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올해 1월 전주에서 발생했던 현장실습생 사망사건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현장실습생의 죽음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2012년 울산 신항만 공사, 2014CJ진천공장, 현대차 하청업체, 2016년 성남 토다이 외식업체, 서울지하철, 그리고 올해 전주 LG유플러스 콜센터까지 우리는 매 죽음마다 애도와 추모를 반복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어야한다고 다짐했지만 그 다짐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막지 못한 저희 잘못입니다. 이민호 님을 애도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이민호 님의 죽음과 전주 콜센터 실습생의 죽음 사이에는 닮은 점이 너무 많습니다. 두 실습생 모두 전공과 상관없는 기업으로 실습하러 갔습니다. 전주 실습생 OO님은 애완동물과였지만 콜센터에서 실습을 했고, 이민호 님은 원예과였지만 음료업체에서 실습을 했습니다. 현장실습협약서는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현장실습 협약서에는 근무시간이 주 40시간을 넘길 수 없도록 되어있지만 OO님은 콜 수를 채우지 못해 야근해야 했고, 이민호 님은 매일 12시간 이상 일하며 주말에도 불려나갔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권리에 대한 교육은 받지 못했습니다. 일터에서 각종 정신적신체적 위해에 노출되었습니다. 그렇게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할 최소한의 존엄과 생명마저 박탈당했습니다.

 

현장실습생의 죽음이 반복되는 것은 파견형 현장실습 제도 자체에 원인이 있습니다. 실습도 노동도 아닌 회색지대에서 안전망 없이 사회로 내던져지는 특성화고 실습생들의 처지가 이들을 저임금, 장시간, 불안전한 노동으로 내몹니다. 졸업 후 이 업체에 취직할 예정이었던 이민호 님도 회사의 부당한 지시에도 이를 거부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주 콜센터 사건 이후 각계에서 파견형 현장실습제도를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교육부와 일선 교육청은 대책마련을 차일피일 미뤄왔습니다. 특히 교육부는 몇몇 지역 교육청의 반발을 핑계 대며 내놓는 개선안을 점차 후퇴시키고 있었습니다.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는 정부의 태도가 결국 이민호 님의 안타까운 죽음에 일조했습니다.

 

우리는 그간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특성화고 교육이 의제로 다뤄지고 파견형 현장실습 제도를 폐지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을 것을 요구해 왔었고, 한편으로 파견형 현장실습 폐지 입법청원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제도개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죽음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각 시도 교육청, 교육부는 파견형 현장실습을 폐지해야 한다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책을 마련하십시오. 오는 30일에는 전북교육청에서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개최됩니다. 이번 협의회에서 제주 사건을 비롯해 파견형 현장실습 제도 폐지를 의제로 다룰 것을 요구합니다. 사고 예방은커녕 뒷수습도 제대로 못해왔던 노동부도 즉시 전국 현장실습 현황을 낱낱이 조사하고 파견 현장실습 폐지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전북교육청 역시 올해 이루어지는 현장실습의 현황을 꼼꼼히 점검하며 실습생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사례가 없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파견형 현장실습 폐지 및 대안적 직업교육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죽음을 깊이 애도합니다. 비극을 멈출 수 있도록 현장실습생을 죽음으로 내모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폐지하는 데 함께 힘 모아주십시오.

 

 

 

2017. 11. 29.

 

6.15전북본부, 민주노총전북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전북지부, 아래로부터전북노동연대, 익산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전교조전북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전북지부, 전북녹색연합, 전북여성단체연합, 전북인권교육센터, 전북지역교육연구소, 전북평등학부모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 전주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참교육학부모회전북지부, 노동당전북도당, 전북녹색당, 정의당전북도당


171129애도성명현장실습생_고_이민호_님을_애도합니다(수정).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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