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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앞둔 40년 근속직원 내친 ‘비정한 KT’
114교환원으로 일한 김옥희씨
명예퇴직 거부한 김옥희씨에 전봇대 오르는 전화개통, 지시이행 못하자 "성과없다" 해고


"40년 동안 한 회사를 다니다 보면 동료가 피붙이 같더라"는 말로 김옥희(58)씨는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3년 동안 '피붙이 같은' 동료들과 한 번도 회식에서 어울려본 적이 없다. 사무실에서 수박파티가 열려도, 둘러서서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도 누구 하나 그에게 '먹어보라'고 빈말조차 건네지 않았다. 회사에서 그는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회사 눈치보느라 '모르는 척해도 이해해달라'며 울먹이던 동료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안하다"고 했다. 정년 퇴직을 1년 앞둔 지난 1월 김씨는 케이티(KT)로부터 '업무지시 불이행과 근무태만'을 이유로 해고된 상태다.

1969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김씨는 114 교환원으로 입사해 30년 넘게 전화번호 안내업무를 해왔다. 2001년 회사가 이 업무 부서를 분사시킨 뒤 2003년부터 명예퇴직 압박을 받아왔지만, 그 때마다 거부했다. 10년 전 남편이 건강이 나빠져 일을 그만 둔 뒤부터 그가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일부 관리자들이 '회사가 아줌마 놀이터냐', '오늘도 잘 놀다가 10만원 벌어가냐'는 모욕적인 이야기를 하며 회사를 그만두라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그는 해고 직전까지 7년 동안 경북 왜관과 포항, 흥해, 울진으로 옮겨다니다 지난해에는 울릉도로 보내졌다. 울릉도에서는 빈 사택을 두고도 방을 내주지 않아 여관에서 지냈다. 그 사이 업무도 전화번호 안내에서 상품판매 부서를 거쳐 현장에 나가 인터넷이나 전화를 개통해주는 일로 바뀌었다. 김씨는 "번호 안내에서 상품 판매 업무로 바뀐 뒤에 잘 적응했는데, 갑자기 개통으로 업무가 또 바뀌었다"며 "교육은 받았지만 전봇대에 올라가거나 담이나 지붕을 타고 전선을 연결하는 작업은 내게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작업을 해내지 못한 김씨는 수도 없이 업무지시 미이행 사유서를 내야 했고, 쓸모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김씨는 이번 6·2지방선거에서 부재자 투표를 신청했다. 주소를 마지막 근무지인 울릉도(경북 울릉군)에 그대로 뒀기 때문이다. "복직해서 울릉도에서 정년퇴직하는 게 목표입니다. 제가 정년퇴직해야 후배들도 부당하게 밀려 나가는 일이 없지 않겠어요?" 김씨는 최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케이티 경북마케팅단 인사 담당자는 "김씨가 지난 3년 동안 업무 성과가 전혀 없는데다 업무를 수행하지 못해 150차례나 사유서를 냈고 경고도 10차례 받은 뒤 해고된 것"이라며 "개통 업무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받았는데도 본인이 노력하지 않아 업무에 미숙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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