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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에 보내는 항의서한


이토록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을 수 있는 것인가? 지난 며칠동안 우리는 이라크인 포로를 상대로 미군이 자행했던 잔혹한 성적학대와 인권유린의 참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이 참혹한 광경에 우리는 지난 며칠을 충격과 경악속에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포로들에 대한 가학적인 성학대는 물론이거니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짓밟아버린 가혹한 고문의 실상은 우리를 분노케 만들고 있다. 우리 한국의 인권단체들은 실로 비장한 심정으로 미국 정부에 항의한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의 가치를 전면적으로 부정해버린 야만적인 범죄로 규정한다. 또한 전쟁과 점령의 명분으로 미국이 내세웠던 “이라크의 자유”란 한낱 거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 또 한번 입증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이 참혹한 범죄사실에 대해, 미국정부는 사건이 공개된 그날부터 사과는커녕 책임을 회피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범죄가 “몇몇 망나니 미군들의 소행일 뿐 대다수 미군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정부는 “이와 같은 방식이 미국에서 행해지는 방식이 아니며, 그러므로 이번 범죄는 미국정부와 무관하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는 옹색한 답변일 뿐이다. 무엇보다 이번 범죄가 “몇몇 망나니들의 소행”이 아니라 군 수뇌부와 정보기관이 깊숙이 개입된 “조직범죄”라는 점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미군 정보기관들이 “포로들의 심문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육체적 정신적 조건을 만들라고” 요구하면서, 이라크인 포로들에 대한 고문과 인권유린을 방임했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진 것이다. 이 사실은 다른 누구도 아닌 미군이 펴낸 보고서에 실린 내용이다.

한편, 미국 정부가 이미 여러해 전부터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인권침해와 고문을 정당화하고, 전쟁범죄의 예방과 처벌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역행해왔다는 사실 또한 지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02년 미국 정부는 전쟁범죄의 예방과 처벌을 위해 창립된 국제형사재판소에 대해, 미군에 대해서만은 면책특권이 허용되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급기야 로마규정에서 탈퇴한 바 있다. 또한 각국의 고문상황을 감시하고 고문이 발생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국제 고문방지협약” 체결에도 반대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기도 하였다. 요컨대, 여러 해 동안 미국정부가 추진해온 반인권적인 외교행보와 이번에 드러난 이라크 점령미군의 잔혹행위가 결코 무관하다고 볼 수 만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인권단체들은 이번에 밝혀진 이라크내에서의 인권유린이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국제사회와 한국사회의 여론에 동감한다. 가까운 예로 지난 4월 수십일동안 도시 전체를 포위한 채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팔루자의 비극이 있었다. 최근에는 미국이 육성한 친미 언론기구에서조차 많은 언론인들이 미군의 언론통제에 항의하며 무더기로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라크에서 표현의 자유가 얼마만큼 질식당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인권의 이름으로 엄중히 경고한다.
이라크 민중의 인권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
우리 한국의 인권단체들은 점령의 늪 속으로 침몰하고 있는 이라크 민중의 인권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이라크 민중의 인권을 회복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지금 당장 미군을 비롯한 점령군들이 이라크를 떠나는 것이다.

2004년 5월 7일


군경의문사진상규명과폭력근절을위한가족협의회/다름으로 닮은 여성연대/다산인권센터/동성애자인권연대/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장애인이동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노동자인권연대/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실천시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자유·평등·연대를위한광주인권센터/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평화인권연대/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총27개 단체)




  


<정부 및 여야정당에 보내는 파병철회 촉구서한>

한국정부는 인권의 이름으로 파병을 즉각 철회하라!


오늘, 우리 인권단체들은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미군의 포로 성고문과 학대행위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인권과 민주주의가 완전히 말살된 이라크 현실을 강력히 규탄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는 이토록 심각한 이라크 상황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파병결정을 철회하지 않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미군의 이 야만적인 범죄행위들은 미국의 침략전쟁이 이라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어떻게 잔혹하게 파괴하였는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미국은 종전 선언이후 일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 사회재건은 커녕 이라크 민중의 분노와 혐오만을 키워왔다. 미군의 점령으로 인해 이라크 내의 종족, 종교적 갈등은 악화되었고 민중의 삶의 기반은 완전히 파탄나고 있다. 미군과 이라크 저항세력간의 폭력의 악순환은 반복되면서 더욱 극단으로 치달았고, 궁지에 몰린 미국은 이제 무차별 학살과 인간이하의 야만적 폭력으로 이라크 문제를 대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군의 팔루자 학살로 900명의 이라크 민간인 사망한 데 이어 미군의 포로 성고문과 학대의 실태는 이제 미국의 전쟁범죄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절박한 인권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하게 짓밟는 이 잔혹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인 범죄행위이다.
그러나 이 학살과 고문의 실상에 대해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침묵하고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이라크 현실에 대한 정보왜곡과 부실조사로 국민들을 속이며 파병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 동맹관계와 국익의 논리에 갇혀 인류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범죄행위를 묵인하고, 이것도 모자라 이 야만적인 전쟁범죄에 기어코 동참하겠다는 말인가!
이미 너무도 많은 이라크 인이 숨졌으며, 너무도 많은 범죄가 저질러졌고 또한 너무도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 이 극악한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즉각 중단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제 미국이 말하는 인권과 민주주의가 새빨간 거짓임을 인정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라크 팔루자 학살과 미군의 성고문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파병을 추진하는 것은 똑같은 범죄행위에 불과하다. 기본적인 인간의 권리가 말살된 이라크에 재건과 치안을 위해 군대를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기만적인 행태인지 정부와 정치권은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지금 당장, 다른 어떠한 이유도 아닌 ‘이라크 국민이 인간답게 살수 있는 권리’라는 너무도 당연한 근거로 파병철회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
막다른 골목까지 온 이라크 문제의 올바른 해결방식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침공의 명분없음과 잘못을 인정하고 이라크에서 점령군을 철수하는 것, 이라크 민중 스스로의 통치로 만들어가는 이라크의 진정한 인권과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것이 그것이다.  
인권단체들은 오늘의 공동행동을 시작으로 이라크 민중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학살전쟁에 동참하는 한국군 파병을 철회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선언한다.
보편적인 인권의 요구를 거스르는 행위는 바로 보편적인 인권의 이름으로 단죄될 것이다. 정부가 인권단체들의 파병철회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온 국민으로부터, 아니 전세계로부터 반인륜적 범죄행위의 주범이라는 낙인을 면치 못할 것이며, 바로 인권의 이름으로 엄중히 단죄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한국정부는 이라크 파병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각 정당은 파병철회를 각당의 당론으로 결정하라!

2004. 5. 7

군경의문사진상규명과폭력근절을위한가족협의회/다름으로 닮은 여성연대/다산인권센터/동성애자인권연대/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장애인이동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노동자인권연대/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실천시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자유·평등·연대를위한광주인권센터/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평화인권연대/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총27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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